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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거래소 이사장 '정지원' 단독 후보..사실상 내정(종합)

기사등록 : 2017-10-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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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지적 여전..거래소 노조 "후추위 사퇴, 선임절차 재개" 요구

[뉴스핌=김양섭 최주은 기자]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차기 한국거래소 이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거래소 안팎에선 사실상 ‘내정’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이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전례없는 ‘추가공모’를 진행하는 등 이사장 선임절차가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이날 최종 면접장에서는 노동조합측이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 사퇴와 이사장 선임절차 재개'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차이 이사장 단독 추천 후보

◆ 정지원 사장 단독 후보..사실상 내정

거래소 후추위는 이날 차기 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정지원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 이날 후추위는 정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대표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뒤 정 사장을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미 지원 사실이 알려졌을 때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어서 이날 결과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큰 이변은 없었다'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정 사장은 행정고시(27회) 출신으로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에서 일한 뒤 금융위원회에서 기획조정관,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2015년 12월부터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재직중이다. 정 사장은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출신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한승희 국세청장,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대학 동기이기도 하다.

부산 출신에다 전례가 없었던 추가공모를 통해 지원한 점,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는 현직 기관장이 지원했다는 점 등을 미뤄 봤을때 업계 안팎에선 그가 사실상 '내정됐다는 시그널'을 받고 지원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앞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김성진 전 조달청장 등이 그의 지원사실이 전해진 뒤 후보 지원을 철회해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했다.

이날 면접을 마치고 나온 정지원 사장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면접에 임했냐. 면접을 어떻게 봤냐. 이사장 내정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등 기자들에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겠다"고만 짧게 답한뒤 로비를 빠져나갔다.

◆ 전례없는 '추가공모'..낙하산 지적 여전

이번 이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전례 없는 추가 공모가 진행되면서 거래소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피하게 어렵게 됐다. 거래소 측은 추가공모 명분에 대해 인재풀을 넓히고 선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오히려 낙하산 논란이 가중되고 말았다.

특히 선임이 유력시 됐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지난달 27일 지원을 철회하면서 이 같은 논란은 확산됐다.

일각에선 김광수 전 원장의 일감 몰아주기, 아들 문제 등의 리스크 때문에 김광수에서 정지원으로 카드를 바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거래소 이사장 자리가 현 정권 공신들의 힘겨루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전문성보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따라 사실상 내정되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바뀌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거래소 노조는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면접 현장을 찾아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동기 노조위원장은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을 위촉하는 것이고 그렇다보면 커넥션이 있지 않겠는가”라며 “후추위에선 누가 누구를 추천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차가 기준 수립→ 기준 공개→공모 형식이어야지, 사람을 내정해 놓고 기준을 정하니 잡음이 나지 않을 수 없다”며 “14년 동안 규정 하나 바뀐 게 없다”고 토로했다.

거래소 노조는 주주총회와 국정감사에서 지속적으로 공모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다음달 1일 예정된 이사장 첫 출근에 동행해 출근 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낙하산 인사 지적에 대해 정 사장 한 측근은 "증권금융 사장 자리가 연봉이 4억 후반대인데 3억원인 거래소 이사장 자리로 옮기면 연봉이 30%가 깎이는 것"이라며 "개인 욕심이 앞섰다면 선택하지 않을 일이다. 1년2개월 남은 증권금융 사장 임기에 대해 논란이 생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사장은 금융위 시절부터 개인욕심 없이 업무중심으로 일해온 사람"이라며 "고위관료 출신이라는 기준 하나만으로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 정찬우 이사장 사의표명부터 차기 이사장 내정까지

정찬우 전 이사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뒤부터 이날 정지원 사장이 차기 거래소 이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되기까지는 약 두 달정도가 걸렸다.

정 전 이사장은 지난 8월 사의를 표명한 뒤 9월 18일 퇴임했다. 정 전 이사장의 재임기간은 11개월 18일로 역대 최단기간이다. 당시 정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새 술은 새 부대서 담아야 한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후추위는 8월말부터 후보 공개모집을 시작해 9월 4일 마감했다. 이때 김광수 전 원장이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하마평이 돌기도 했던 인물이다.

김 전 원장을 두고 '낙하산' 후보라는 지적과 함께 후보들에 대한 비공개 등 선임절차에 대한 투명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된 가운데 전례없는 '추가공모'가 발표됐다.

2차 공모에서 후추위는 모집결과 등을 공개했다. 다만 여기서도 '본의 동의'라는 단서를 달아 일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9월 26일 발표된 모집결과에 정지원 사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추가 공모에도 불구하고 김 전 원장은 완주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지원 사장 지원 사실이 알려진 뒤 갑자기 후보 지원 의사를 철회했다. 또 다른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 역시 후보에서 사퇴했다.

지난 11일 서류심사 결과 및 면접대상자로 후추위는 정지원 사장과 최방길 전 대표를 낙점했고, 이날 최종 후보로 정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 이달 31일 열리는 주주총회 절차가 남아있지만 요식행위에 불과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후추위 관계자는 "오는 31일 오후 4시 주총을 통해 선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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