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1~9월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유로존 경제 회복에 힘입어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택한 것이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상당 수준의 완화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사진=AP/뉴시스> |
ECB는 26일(현지시간) 내년 1~9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월 300억 유로로 줄인다고 밝혔다. 자산매입을 현재 월 600억 유로에서 절반 규모로 줄이겠다는 이야기다. 기준금리는 0.00%로 유지됐으며 예금금리와 한계대출 금리도 각각 마이너스(-)0.40%, 0.25%로 동결했다.
ECB는 경제전망이 악화하면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확대하거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상당 수준의 완화가 여전히 필요하다"면서 추가적인 순자산매입을 통해 통화적 부양이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CB가 자산매입 축소를 선택하면서도 양적완화의 확대나 기간 연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은 아직 낮은 물가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기조물가가 완만하게 상승했다"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속 가능한 상승 추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로존 내 물가가 가라앉아 있다는 분석이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종료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이날 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니었으며 ECB 통화정책위원회의 다수가 결말을 열어두는 것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드라기 총재는 ECB가 자산에 대한 재투자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며 여전히 대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에 대해선 긍정적이었다. 드라기 총재는 "경제 확장이 탄탄하다"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가 유로존의 수출을 지지할 것"이라고 봤다. 전망의 위험도 균형 잡혔다고 진단했다.
이날 ECB의 정책 발표 후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고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26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0.41% 하락한 1.1764달러,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4.1bp(1bp=0.01%포인트) 내린 0.442%를 기록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