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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수사방해’ 국정원 직원의 죽음…2년전 자살 사건과 닮은꼴

기사등록 : 2017-10-3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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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기락 기자]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을 방해한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국정원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는 지난 2015년 경기도 용인에서 숨진 국정원 임 모 과장 사건과 닮은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 그들이 세간의 이목을 끌만한 고위직이 아니라는 점 등에서다.

31일 국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일 저녁 7시쯤 댓글 사건과 관련해 지난 23일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국정원 소속 변호사가 강원도 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변호사 A씨는 당시 검찰의 댓글 수사에 대비하는 ‘현안 태스크포스(TF)’ 업무 등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A씨의 차량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A씨 죽음은 2년 전 국정원 임 모 과장의 사망과 비슷해 보인다. 2015년 7월 사망 당시 국정원은 민간인 사찰 및 해킹 등 의혹이 불거졌다. 시민단체는 들고 일어났고, 여야도 맹렬한 공방을 벌이며 총공세를 이어나갔다.

서울중앙지검 /김학선 기자 yooksa@

이런 가운데, 임 모 과장은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한 야산에서 쉐보레 마티즈에 번개탄을 피워 숨졌다. 당시 그의 죽음은 자살로 결론이 났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 따르면 개혁위는 임 모 과장이 사망 전날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발언을 가족에게 했고, 관련 내용을 휴대폰으로 검색했다는 등 근거를 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두 사건은 국정원이 의혹에 휩싸였을 때 일어났다는 점. 사망자들이 고위 인사가 아니라는 점. 차에서 죽음을 기도했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임 모 과장 사망 이후 마티즈 차량 조작설, 사망 장소에 국정원 직원이 경찰 보다 빨리 도착한 이유, 타살설 등 수많은 의혹을 남겼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수사팀 규모를 늘리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국정원 수사방해 의혹 사건과 관련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 7명에 대해 압수수색 및 소환 조사를 벌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미 구속된 김모 전 심리전단장과 함께 검찰에 국정원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 등을 마련하고 수사 재판 과정에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시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같은 혐의로 문모 전 국정원 국장도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 입장에선 관련 수사 차질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 앞으로 국정원 수사에 속도를 내기도, 숨고르기를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 돼버렸다. 속도를 내면 ‘과잉수사’, 늦추면 ‘수사 부진’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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