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미리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올해 국내외에서 선전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특히 유한양행은 업계 최초로 9개월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등 국내 상위 제약사 5곳 모두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매출원가,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값이다.
유한양행은 올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50억원, 영업이익 7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보다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12% 늘어난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약품, 생활건강, 해외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데다, 에이즈 치료제 젠보야 등 신제품이 시장에 어느정도 안착하면서 초기 판관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의 사업별 매출 신장률은 약품(매출 7810억원) 12%, 생활건강(911억원) 21%, 해외(2038억원) 10%다. 이 중 해외는 원료의약품 사업을 말한다. 유한양행은 자회사 유한화학으로부터 에이즈 치료제, C형간염 치료제 등의 원료의약품을 납품받아 미국 길리어드, 스위스 로슈와 같은 다국적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녹십자는 올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96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 늘었다. 영업이익은 902억원으로 29.8% 증가했다. 브라질 혈액제제, 세계보건기구 산하 범미보건기구 남반구 독감백신 수주가 반영된 데다, 국내에서 독감백신 판매가 본격화된 덕분이다. 여기에다 비용 통제가 이루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녹십자 관계자는 "4분기에는 일부 이월된 수두백신 및 알부민 수출분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 수익이 제외되면서 올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6839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08억원으로 89% 급증했다. 국내에서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과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 등 자체개발 개량신약이 선전하고,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도 호실적을 보이면서 수익성 개선에 일조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4분기에는 '아모잘탄'의 패밀리 제품의 마케팅이 본격화할 것"이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올 1~3분기 별도 기준 매출 6532억원, 영업이익 3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2.4%, 영업이익은 85.9% 늘었다. 주력제품 우루사, 알비스 등이 꾸준히 성장한 데다, 신제품 매출이 더해진 결과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다케다제약의 경구용 항응고제 '릭시아나',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제 '크레스토', LG화학의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 등을 출시했다. 이 중 제미글로는 대웅제약이 LG화학과 공동 판매하고 있다.
종근당은 올 1~3분기 개별 기준 매출이 64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했다. 또 영업이익은 568억원으로 38.2% 급증했다. 지난해 도입한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패밀리를 비롯해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 등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2분기에 이어 이들 제품이 고성장하면서 초기 마케팅비가 줄었다"며 "또 고혈압 복합제인 칸타벨을 비롯해 신제품의 매출도 잘 나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