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민호 기자]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환경 변화에 능동적·즉각적으로 대처하고 2008년 이후 10년 가까이 중단된 남북철도 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세부 준비사항들을 미리 점검하기 위한 '2017 철도건축포럼'이 2일 열렸다. 이날 포럼에선 특히 남북철도 연결사업시 철도건축 기술개발에 4차 산업혁명의 요소 기술들을 적용하자는 제안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동자아트홀에서 개최된 철도건축포럼에 참석한 남북철도 전문가들은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최우선 순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남북철도 연결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남북철도 시험운행이 실시된 2007년 5월 17일 오후 북측 개성역까지 운행된 열차가 시험운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기 위해 남방한계선 제2통문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주제발표를 맡은 남건택 한국철도공사 대구건축사업소장은 남북 통합철도망 구축사업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남 소장은 "그동안 건축분야에서는 남북 통합철도망 구축사업과 관련해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는 주변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철도가 연결돼 남북교역이 이뤄질 경우에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귀순 건축가 및 중국, 러시아, 일본의 북한철도건축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후 남북철도 연결 및 나아가 전면적인 통일에 대비해 경의선 운행과 관련해 별도역 및 공동역 운영에 필요한 역사, 환승 및 환적 시설, 출입국사무소, 세관 등 필요시설에 대한 규모를 사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통일 등 전면적인 교류 활성화 시에는 남북철도시스템 연계방안 연구(2000~2004년. 한국철도기술원)에서 제시한 경원선과 함경선에 대한 시설개량을 토대로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황용하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본부 건축설비PM 부장은 북한 철도의 노후화를 지적하고 궤도시설의 전면 보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황 부장은 "북한철도 시설은 유지관리 부실로 노후화돼 있고 개량 소홀로 효율적 운영이 어려운 등 매우 열악하여 정상적 열차 운행이 어렵다"며 "또한 운행횟수가 적고 저속 운행으로 제 기능을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면 개량이 바람직하나 재원과 기간을 고려 선로의 정상기능 확보 수준으로 궤도시설의 전면 보수 우선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이후 정밀조사 결과를 분석해 교량, 터널 등 구조물 보수보강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디지털시대의 유라시아 철도와 관련, "철도와 같은 물리적, 단선적 정보교환 수단은 효용성이 결여됐다"면서도 "다만 빠른 속도의 세계화 영향으로 국가·지역 간 무역이 급성장중이다. 철도는 가장 경제적이고 상대적으로 빠른 물류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물자교류를 위한 유라시아 철도 개발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면서 "그러나 인적교류, 특히 여객운송 부문은 연구 진행이 더디다"고 꼬집었다.
◆ 이상행 대표 "북한 철도건축에 4차 산업혁명 요소 기술 적용해야"
마이크를 넘겨 받은 이상행 토마스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남북철도 연결사업 선도를 위한 철도건축 기술개발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표는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이라며 "북한의 실정으로 비춰볼 때 철도운영에 있어서 특히 지방도시나 지선의 경우 인력 최소배치는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요소 기술들을 철도건축에 적용하는 것이 시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일부 철도 시스템에서 이미 무인화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한 철도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용하는 시기는 생각보다 훨씬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의 기후는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혹독해 적설, 강추위, 집중호우 등이 건축환경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철도건축물의 특성을 반영한 친환경, 저에너지 기술의 집중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강연서 통일부 신경제지도TF 기획팀장은 이날 통일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철도포럼에 참석해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강 팀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 철도연결'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강 팀장은 강연에서 "남북 간에는 통행 통신 통관, 즉 '3통'이 있다"면서 "통일부에 들어와서 선배들께 들었던 이야기는 '3통에 성과가 있으면 거의 통일이 되는 단계까지 갈 수 있다'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 성과가 10년 전까지는 있었다"면서 "남북 3대 경협사업인 개성공단 사업,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금강산 관광 사업 중 철도와 도로 연결은 가장 선두에서 사업이 진행됐다"면서 "이를 통해 만남이라고 하는 큰 통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현재 우리에게 보이는 북한의 모습은 미사일과 김정은 뿐"이라면서 "안타깝지만 이것이 우리가 당면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평화공존'과'공동번영'이라는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북핵문제 해결 항구적 평화정착,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현,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을 3가지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부는 이 같은 구상에 대한 내용을 채워 나가고 있다"면서 "이 중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현을 이루기 위해서는 철도·도로 연결이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