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바른정당 탈당파의 자유한국당 복귀가 현실화되면서 여의도 정치권의 정계개편 서막이 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보수통합 추이에 바짝 긴장하면서 추가 복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연대·통합을 주장하는 등 보수통합에 대처하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9명은 8일 오후 탈당계를 제출하고 다음날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 탈당파 9명의 의원이 복당하면 한국당 의석수는 116석으로 늘어난다. 몸집이 커진 한국당이지만 그 자체로는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수 없다. '입법 비토권'을 쥘 수 있는 120석이 돼야 정부와 여당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바른정당에서 4명 이상이 추가로 한국당에 복귀하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여당은 한국당의 동의없이 쟁점 법안을 처리할 수 없으며 원내 1당 자리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바른정당 내에서 추가 탈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탈당을 선언한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의총 과정에서 확인한 바로는 자유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하자고 말씀하신 분들이 다섯 분 정도 된다”면서 “(탈당) 가능성은 높게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도 "국회의원 중 현재 아홉 분이 갔다고 하지만 더 간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바른정당 탈당파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보수통합 흐름을 견제하고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6일 “적폐청산 가로막는 세력들에게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이 투항하는 것은 보수 통합이 아니라 촛불민심 역행이고, 수구 세력의 기사회생을 노리는 퇴행적 시도"라고 질타했다. 복당 명분을 깎아내려 추가 탈당을 막으려는 전략적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연대와 통합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진인 설훈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내에도 국민의당과 합치는 부분에 대해 반대가 굉장히 많다"면서도 "국민의당과 우리가 같은 뿌리이기 때문에 그 뿌리가 함께 합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 연말 안에 함께하는 것이 국민 보기에도 좋다"고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우상호 의원도 “이제는 서로 손을 잡을 때가 됐다”면서 “당장은 못 해도 물밑에서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여권과의 연대와 통합에 반대하고 있어 당장 현실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보수통합의 변수에 따라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를 언제든 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미리 물꼬를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