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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미연합훈련 중단 안돼…대화 나오면 협의 가능"

기사등록 : 2017-11-0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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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 생각 없어…전작권 전환 자주국가로서 당연한 일"
"아세안, 4대국 못지않게 중요…북핵 해결에도 도움될 것"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로선 한·미 연합훈련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중인 문 대통령은 9일 방송된 싱가포르 채널 뉴스 아시아(CNA)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면 그때는 우선 1단계로 핵 동결을 위해서, 그 다음 단계로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서 우리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어떤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그 대화 과정에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싱가포르 채널 뉴스 아시아(CNA)와 인터뷰했다. <사진=청와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여건이 되면 만날 수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도, 또 미국에 대해서도 대화의 문을 열고 있지 않은 그런 상황"이라며 "북한이 먼저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하려는 그런 의지를 가져야만 대화가 가능할 것이고, 그런 여건이 조성된다면 나는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북한 측과 대화를 시작할 용의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생각이 없다"며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전술핵을 도입하거나 또는 우리 스스로 핵무장을 추진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핵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원칙에 대해서 남과 북이 함께 국제사회에 약속을 했기 때문인데, 우리가 핵을 가진다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이라는 차원에서도 현실적으로 그것은 가능한 방안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핵무장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인데, 그것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기본적으로 자주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라는 게 문 대통령의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남북 간의 평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우리 자체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미 연합방위능력에 크게 의존했고, 그 과정에서 미국이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며 "그러나 언젠가 우리가 스스로 역량을 갖춘다면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는 것은 자주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며, 미국이 동의하고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고 했다.

아울러 전작권을 환수받는다고 해서 한·미 연합방위능력이 저하될 염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된다 하더라도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면서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은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우리가 행사하는 방법에 대해서 새로운 포맷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양국 간의 연합방위라는 근본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덮고 한·중 관계가 개선 국면에 들어간 것에는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중국과의 합의는 사드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견지해가면서도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그렇게 합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대회 때 있을, 또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에서 이어질 한·중 간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서 한·중 관계를 과거의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욱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도 갈등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고 함께 공동 번영해 나가는 관계로 매개하는 그런 역할을 우리 한국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들로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가'란 물음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때로는 강력한 발언을 하지만, 그 역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그런 목적인 것이고, 실제로 어떤 군사적 행동을 실행할 의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어떤 면에서는 미국과 우리 한국이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어쨌든 한국과 미국은 긴밀하게 공조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 순방과 관련해선 "나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굉장히 중시한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취임 직후에 아세안으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을 특사로 보내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 한국 외교는 미국을 비롯해서 우리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4대국 중심으로 외교를 해왔다. 나는 이제는 아세안의 중요성이 4대국 못지않게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4대국 수준으로 그렇게 발전시킬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인구만 하더라도 6억명이 넘는 거대한 경제공동체이고, 또 해마다 5%, 6%의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ASEAN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아주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아세안과의 교류협력 강화는 중요하다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이 북핵 문제, 그리고 한반도의 비핵화, 그 다음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해서 한 목소리를 내준다면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세안 국가들은 북한과 다양한 관계들을 맺고 있기 때문에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한 강도 높은 제재들을 함께 성실하게 이행해 준다면 그것도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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