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정크본드 시장의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미국 최대 정크본드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7개월래 최저치로 하락, 투자자들 사이에 ‘팔자’가 두드러진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이달 초 유럽 정크본드의 스프레드가 2% 선을 위협하는 등 활황을 연출했던 것과 뚜렷하게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최근 1주일 사이 정크본드의 약세는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경고 신호라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상원의 법인세 인하 연기 소식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세 자릿수의 하락을 기록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정크본드 ETF인 아이셰어 아이복스 $ 하이일드 회사채 ETF가 최근 한 주 사이 1.1% 하락했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와 별도로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자산 규모 130억달러로 미국 2위 정크본드 ETF인 스테이트 스테이트의 하이일드 ETF역시 36.61달러에 거래, 7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벵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바닥권으로 떨어졌던 국채 대비 정크본드의 수익률 스프레드도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달 하순 3.38%까지 밀렸던 스프레드는 최근 3.7% 선에 근접한 상태다. 지난 한 주 사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지속한 가운데 정크본드가 가파르게 떨어지자 위험자산 전반에 걸친 조정 신호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반전이 이뤄지기 앞서 투자자들 사이에 경고가 끊이지 않았다. 채권 구루로 통하는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탈 최고경영자는 지난 여름 위험자산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주장하고, 투기등급 채권 매도를 권고했다.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는 유럽을 중심으로 하이일드 본드 시장의 리스크가 크게 고조됐다고 경고했다.
Bof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유로존 정크본드 수익률 스프레드가 지난 2일 2.002%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로 밀리자 조졍을 경계하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가격 하락과 함께 정크본드의 거래량이 폭증해 당분간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이셰어 $ 아이복스 하이일드 회사채 ETF의 거래 규모가 이날 장중 기준 187억달러, 2380만주로,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인 1100만주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한 때 200포인트 급락하는 등 주가 역시 강한 조정을 받았다. 상원이 법인세 인하를 연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장기간에 걸친 랠리 끝에 투자자들이 일제히 파티의 종료를 우려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유독 가스의 조기 경보기로 역할하는 탄광의 카나리아인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