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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배달 광고에 2600만원’..네이버가 야속한 소상공인

기사등록 : 2017-11-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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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파워링크 검색광고 가격 9년새 3배 뛰어
소상공인들, "베팅식 입찰 아닌 공정가격 적용" 주장

[뉴스핌=전지현 기자] "소상공인들은 일간지 혹은 tv광고를 할 수 없다 보니 검색광고를 주로 이용합니다. 온라인 공정거래법을 통한 기준가격 설정이 필요한 이유죠."

<사진=네이버 키워드 검색 화면 캡쳐>

거대포털 네이버의 검색광고비가 천정부지로 높아지면서 소상공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소상공인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꽃배달' 검색광고 단가는 네이버 최상단에 노출되는 '파워링크'의 경우 2008년 연간 700만원대에서 올해 연간 2600만원으로, 9년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검색광고는 검색창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상위에 보이는 광고 상품을 뜻한다. 사이트 검색광고(파워링크), 쇼핑검색광고(쇼핑검색), 콘텐츠검색광고(파워콘텐츠), 브랜드검색, 클릭초이스플러스, 클릭초이스상품광고 등 총 6개로 구분된다.

이 검색광고는 기본적으로 각각의 광고주들이 그 키워드에 얼마의 입찰가를 입력했느냐와 광고마다 부여되는 '품질지수'에 따라 노출 여부와 순서가 결정된다. 이 때 입찰가는 최소 70원~최대 10만원까지 광고주가 직접 입력할 수 있고, 이용자가 내 광고를 몇 번이나 클릭했는지와 클릭당 비용을 곱해 광고비가 산정된다. 

예를 들어 ‘꽃집'이라는 키워드를 구매했는데 키워드의 클릭당 비용이 200원이고 이용자가 내 광고를 100번 클릭했다고 가정하면, 광고비는 200원과 100번을 곱해 총 2만원이 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탓에 각 광고마다 정해진 단가가 없고 가격도 천차만별이 되는 것이다. 검색광고는 사용자가 늘면서 네이버의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네이버의 올 3분기 비즈니스플래폼 부문(검색광고 및 쇼핑 검색, 쇼핑과 관련한 수수료 등 수입) 매출은 548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6%에 달했다. 

성장세도 돋보인다. 네이버의 올 3분기 비즈니스플래폼부분 매출은 전분기보다 5.4% 증가했고, 지난해에 비해선 무려 18.7%가 늘었다. 이 부문 매출에서 검색광고로 거둬들이는 수익은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며겨자먹기 '네이버광고', 공정가격·상한선이라도 있다면....

네이버가 검색광고로 웃음짓는 사이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늘어가고 있다. 경기도 안성 지역에서 네이버 검색광고를 이용하는 한 자영업자는 "광고비용으로 월 200만원씩 집행했다 두 달 정도 광고를 끊고보니 매출의 60%가 빠졌다"며 "네이버를 통해 방문하는 소비자가 많아 광고를 안할 수도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사진=네이버 사이트검색광고 안내 페이지 캡쳐>

실제 소상공인들은 네이버 한 곳에 국내 검색포털 사이트의 이용량이 집중되면서 자신들의 업체로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네이버에 광고는 필수가 된지 오래다.

현재 국내 자영업자 479만명 중 약 20만명이 네이버 검색 화면에 광고를 띄우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검색광고 금액은 입찰(경매)로 진행되는 구조로, 상한선이 없다. 제일 비싼 광고비를 지급한 업체가 최상단에 뜨는 데다 광고비를 안 내면 검색 결과에서 뒤로 밀려 주목을 받기 힘든 구조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 고가의 검색광고 비용을 지불하는 게 소상공인들의 현실이었다. 소상공인연합회 온라인공정위원회가 지난 5월 조사한 결과에도 소상공인 72.3%가 ‘현재 포털 검색어 광고가 부당하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업계 한 관계자는 "우스게소리로 삼성이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검색기능을 사들일 수 있다는 말도 있다"며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검색광고 금액이 높아질수록 비싼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대기업계열사들 혹은 프랜차이즈업체들에 밀려 설자리를 잃게 되는 구조"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이 네이버를 부담없이 활용하도록 ‘베팅식 광고기법’이 아닌 ‘공정 가격’ 적용을 주장하는 중이다. 매물광고, 키워드광고, 유사 중복광고 등 방법으로 소상공인 간 광고경쟁을 부추겨 천정부지로 가격을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네이버의 검색형 광고 경매 방식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정감사 자리에서 검색 광고비 경쟁을 부추겨 중소상공인을 압박한다는 지적에 부정적인 답을 내놨다.

그는 "네이버는 검색광고 이용자 80%의 한달 광고비가 50만원 이하이고, 중소상공인이 TV 등과 다르게 저렴하게 광고를 할 수 있는 좋은 매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오프라인 광고에서는 기준가격보다 높아지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는데 네이버는 그렇지 않다"며 "소상공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인 네이버를 부담없이 활용하도록, 하늘높이 올라만 가는 ‘베팅식 광고기법’이 아닌 ‘공정 가격’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부당 남용을 일삼는 포털 규제’를 위해 사회적기구 설치 및 법적·제도적 정비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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