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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원화 강세] 수출기업, 통상압력에 '설상가상'

기사등록 : 2017-11-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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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업계, 원화강세 추세 장기화 '예의주시'

[뉴스핌=정탁윤·황세준·전선형 기자] 원·달러 환율이 1년 2개월여 만에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지며, 국내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통상압력이 강해지는 가운데, 환율 악재까지 더해 '설상가상' 형국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원자재 수입에는 유리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자동차나 반도체 등은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해진다. 다만 각 업체마다 환율 등락에 대비해 환헤지를 하고 있어 당장의 손실보다 원화 강세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4원 내린 1097.0원으로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진건 지난해 9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 반도체·전자업계 '예의주시'…"환율 위험 최소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업계는 최근의 가파른 원화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분기 원화가 주요 통화에 비해 약세를 나타내면서 전분기 대비 약 4700억원 수준의 이득을 본 바 있다.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사진=뉴스핌DB>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로 집계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지만 실리콘 웨이퍼 등 각종 재료의 해외 구매비중이 높아 결과적으로 손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 거둔 외환이익은 영업이익 규모 대비 2%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으로 판매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구매에서 이익을 보는 사업구조인데다 모든 결제를 달러로만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현지통화로 거래하는 방법 등을 통해 환율 위험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환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입 등의 경상거래 및 예금, 차입 등의 자금거래시 현지통화로 거래하거나 입금 및 지출 통화를 일치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환율변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의 불확실성과 손익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생상품도 이용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원재료 구매대금을 미국 달러 및 엔화로 결제하며 외화표시 자산 및 부채의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줄어들수 있으나 거래선과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는 환율 등 국내·외 금융시장의 동향과 전방산업 수요 상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신규 수요가 지속 발생한다는 게 중론이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 경기 사이클 둔화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 자동차업계, 판매 부진에 수익성 악화도 우려

자동차 업계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해외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까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엔화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강세)하더라도 원화가 엔화보다 약세를 유지하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출용 자동차 선적 <사진=현대차>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전체 해외판매 중 국내 수출물량(올해 1~10월 기준)이 각각 27%, 47%로 높은 편이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해외 생산 공장이 11개에 달하는 현대차에 비해 미국(1개)ㆍ중국(3개)ㆍ유럽(1개)ㆍ멕시코(1개) 등 5개밖에 없어 원화 강세가 장기화 될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 하락이 클 수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해외지역에서 환헤지를 하고 있고, 생산 공장도 다양하게 구축해 놓고 있어 당장 손실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물론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문제가 될 순 있겠지만, 결산을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원유를 도입해 정제한뒤 수출하는 정유업계는 수출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헤지가 된다"며 "수출과 수입 모두 하기 때문에 수입에는 긍정적이어도 수출 시에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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