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신규 단층이라는 국책연구기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연)의 해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표면상에서 단층활동의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지역에서 이번 지진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지질학적 연구를 통해서도 지진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 가운데 국내 지진 전문가의 부족으로 한반도 단층 전수조사는 2041년에나 마무리 될 예정이다.
선창국 지질연 국토지질연구본부 본부장은 17일 "이번 포항 지진이 발생한 위치는 과거 계곡이었다가 퇴적작용으로 흙이 덮이며 땅이 형성이 된 곳"이라며 "지하의 단층면과 선구조가 덮여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변 암반 노두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지질연은 이번 지진이 기존 지표면상에서는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단층대를 따라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진도 5.4의 강진이 발생한 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17일 오전 경북 포항시 한동대학교 건물에 지진의 흔적이 보이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노두는 지하 심부에서 이어진 특정한 암석 · 지층 · 광상 · 단층 등이 지표면에 노출된 것이다. 지질학 조사에서 단층활동에 의해 계곡이 형성된 증거로 활용된다. 지질학 전문가들은 노두를 활용해 지질도에서 영남권을 관통하는 양산단층대, 수도권을 관통하는 추가령 단층대와 같은 선구조를 정의한다.
선 본부장은 "지질도를 그리면 예전에 땅이 어떻게 어긋났는지 지형적 구조를 파악해 지표면에 대표 선을 만든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양산단층은 조사를 통해 활동했던 흔적이 나왔기 때문에 선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 본부장은 "그러나 이번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은 지질학자들이 조사를 했음에도 지하에 선구조가 있을 것이라고 정의해서 지도에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지진 발생 전까지는 지하에 선구조가 있을 것이라고 정확하게 증거를 제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반도 땅속의 단층구조에 대한 조사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점이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25년에 걸쳐 한반도 아래 450여개의 활성단층을 지도화한다. 우선 최근 강진이 빈발했던 남동부 지역부터 5년 일정으로 지도화 작업에 착수한다.
선 본부장은 "단층조사는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집중적으로 진행을 해야하는데 우리나라의 인력적인 부분상 한계가 있어 시간이 걸린다"면서 "기존의 역사문헌이나 계기지진 상에서 상대적으로 지진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두고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수조사를 통해 활성단층 지도를 그렸다고 해서 반드시 그곳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공간적인 불확실성은 단층조사를 통해서 어느정도 해결을 하겠지만 시간적인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항상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