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성상우 기자 ] 지스타가 누적 방문객 22만5392명이라는 역대최고 성적을 내고 막을 내렸다. 현장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 게임 체험을 위한 수십미터의 대기 행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최측은 "최근 1년새 퀄리티가 높아진 게임들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지스타에서 즐길 거리가 많았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지스타 참가기업들은 표정이 밝지 않다. 게임을 유해물로 보는 정부의 규제 기조는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행사는 흥했지만 앞으로 사업엔 먹구름이 가득하다.
지난 7월 새로 취임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셧다운제 폐지에 동의할 수 없다"며 규제 유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게임을 여전히 중독성 가득한 유해 콘텐츠로 보는 시각이다.
6월 취임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게임 대상 규제 완화 및 철폐 의지를 밝혔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뜨거운 환대를 받았던 각 게임사 신작들은 '규제 대상'이다. 국내 이용자들은 PC게임에 일정 금액 이상 결제를 할 수 없고, 청소년들은 밤 12시가 되면 자동으로 게임 접속이 차단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 같은 규제는 국내 게임 전체에 부정적 이미지를 입힌다"며 "해외 업체와 수출 계약을 논의할때 이같은 부정적 이미지 탓에 손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3분기 누적 매출 1조8559억원을 기록 중인 넥슨, 1조8090억원인 넷마블 등 게임업계는 본격적으로 '2조 시대'가 열린다. 그러나 규제에 발목잡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블리자드와 텐센트를 따라가려면 수출 확대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규제완화'와 '진흥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블리자드의 지난해 매출은 약 7조6000억원으로, 매출 기준 국내 1위인 넥슨의 지난해 매출보다 3배 이상 많다. 글로벌 1위 게임기업인 텐센트의 지난해 게임부문 매출 11조원에 비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게임산업 수준을 봤을때 블리자드같은 기업이 진작 나왔어야 한다"며 "지난 10년간 정부가 게임산업을 규제로 조여온 바람에 성장 속도가 더뎌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 교수는 또 "역량을 갖췄지만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부족해 해외 진출 시도를 못하는 중소 게임사들이 많다"면서 "글로벌 곳곳에 거점을 마련하고 국내 게임사들이 현지 사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게임사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이들이 해외업체 인수 및 투자를 진행할때 자금조달 및 금융비용 부분에서 타 산업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해줘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퀄리티 높은 PC 게임들이 다시 등장하고 모바일 게임들이 서구 시장에서도 성공 조짐을 보이는 지금, 게임산업에 대한 대우를 달리해야할 때다. '관리 대상'에서 콘텐츠 한류를 이끌 '효자 산업'으로 정부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