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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발행어음 인가 '시계제로'...경계하는 정치권

기사등록 : 2017-11-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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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 7.3조…발행어음 인가는 곧 IMA 개시
과거 영업행태·1인 지배체제에 따른 고객자금 투자 손실 우려
여당-정부, 초대형IB 두고 합의점 못찾아 정책 표류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20일 오후 4시5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자기자본 기준 '1위 초대형IB'인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정치권의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초대형IB의 핵심업무인 발행어음 인가를 앞둔 미래에셋대우가 이 같은 인식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 금융투자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관련업계와 금융당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 지연 배경으로 정치권의 부정적인 인식이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정치권과 정부가 '초대형IB 육성방안' 자체에 대해서도 의견 조율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심사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 여의도 사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미래에셋대우, '발행어음 인가=IMA 영업개시' 우려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7조3000억원. 업계 최대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만 4000억원 수준으로 8조원대 진입이 임박한 상태다.

초대형IB 육성방안에 따라 자기자본 8조원 증권사에는 고객으로부터 직접 금전을 예탁받아 운용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가 허용된다. 이는 초대형IB가 취급하는 상품 중 은행 예금과 가장 비슷한 상품군이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보장을 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5000만원 이내의 예금자보호대상은 아니다. 즉 증권사가 파산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발행어음 업무는 금융당국 인가가 필요하지만 IMA는 별도의 인가가 필요치 않으며 한도에 대한 명시적 규제도 없다. IMA 개시가 단기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감안하면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정무위 소속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IMA 업무의 경우 인가 규정이 없어 발행어음 인가를 내주면 자기자본 규모가 큰 미래에셋대우는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며 "발행어음 업무도 당국의 인가를 받고 발행한도를 정했듯 IMA도 관련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인사이트펀드·사모ABS 꼼수 발행 등 영업행태·운영체제가 원인 

아울러 미래에셋대우의 '1인 지배체제' 운영 방식에 따른 자금운용 리스크도 정치권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미래에셋증권 시절부터 회사의 크고 작은 투자를 직접 진두지휘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회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박 회장에 대한 의구심을 풀지 않는다.

앞선 관계자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회사는 부분적으로 망가져도 회생할 수 있지만 미래에셋처럼 특정 인물에 의존해 돌아가는 회사는 한 사람의 판단이 잘못되면 회사 전체가 침몰할 수 있다"며 "미래에셋이 투자자 펀드 자금을 기반으로 한 성장까지는 잘 넘겨왔지만 원금보장형 IMA를 대거 유치하게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제2의 저축은행' 사태 가능성까지도 생각해야할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미래에셋은 법망을 피해가는 영업행태로 받은 다수의 제재도 정치권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줬다.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미래에셋처럼 징계도 많고 법의 허점을 이용해 탈법적인 행위를 이어온 회사에 단기금융 업무라는 새로운 영업수단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며 "최근 국감에서도 (사모ABS 꼼수발행 등) 법규 위반에 대해서 지적하면 아직까지 손해를 본 사람이 없다는 식의 엉뚱한 답변을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정치권의 이 같은 시선과 금융투자업계 시각에는 다소 갭이 있다. 관련업계에선 투자가로서 박 회장의 '야성'을 높게 평가한다. 은행계열 증권사의 경우 은행과 영역이 겹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초대형IB 사업을 펼칠 수 없고, 같은 증권업계에 있지만 보수적으로 움직이는 한국투자증권도 상대적으로 '야성'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한 신평사 인사는 "초대형IB 육성 정책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정권 교체 이후 불투명해진 게 현실"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제조업보다 금융업이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해외진출을 하지 못해서다. 해외진출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IB로서의 '야성'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초대형IB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평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이 지난 10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초대형IB, 신용공여 한도 상향 법안…연내 통과 불투명

한편, 초대형IB의 성패를 결정하는 신용공여 한도 관련 법안도 연내 통과가 어려워 보인다. 당초 정무위는 초대형IB의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리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추가로 확대한 100%의 대상을 중소벤처기업으로 한정해야한다는 수정안이 제시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1호 초대형IB'로 출범했지만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내 증권사의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해외에서 M&A 딜을 유치해올때 초대형IB들이 대규모 신용공여도 가능해야하는데 법개정 없이는 의미있는 해외M&A를 유치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반면, 정치권에선 모험투자나 해외투자를 빌미로 증권사에 신용공여를 200%까지 늘려줄 수는 없다는 의견이 속속 제기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특히 국민의당 측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결국 초대형IB 논의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를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 내의 의견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 전까지는 초대형IB 대표주자인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인가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높다.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이나 보험, 금융 모든 현안에 대해 정무위가 세게 반대하면 금융위가 추진하기 어렵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최근 금감원 임원 인사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서 정보력을 동원해 낙마를 시킨 사례가 있을 정도로 금융당국에 대한 정치권의 입김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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