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황세준 기자 ] 삼성·LG전자 세탁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표결이 임박했다. 각사는 어떤 조치수준이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21일 전자업계와 각사에 따르면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한국시간으로 22일 오전 2시(현지시간 21일 정오)경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발표한다.
4명의 위원이 제재방안을 내고 이를 투표해 표결한다. 표결 안건은 다음달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안을 승인한다.
USITC가 자국 산업(월풀)이 피해를 봤다는 판정을 이미 내린 만큼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최대 4개의 제재방안이 표결을 통과할 수 있어 양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현지공장 건설모습 <사진=삼성전자> |
일반적으로 세이프가드 발동시 4년간 유지한다는 점에서 매년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씩 총 4조원에 달하는 세탁기 수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발동시 수출에 타격이 있는 것은 분명한데 위원회에서 어떤 권고안을 의결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표결 이후 뭔가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관련 "여러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는 있으나 결과를 예단할 수 없어서 일단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완제품은 물론 부품에 대해도 39~58%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뿐만 아니라 할당량까지 설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률적인 관세가 아닌, 145만대까지는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할당(TRQ)를 제시했다. USITC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트윈워시 세탁기 <사진=LG전자> |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방한 정상회담에서 "공정성 호혜의 원칙 하에 양국간 통상 관계를 개선하는 생산적인 논의를 마쳤다"고 언급하면서도 "우리가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현지 가전공장 투자가 긍정적인 표결을 이끌어 내기를 기대하면서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LG전자는 테네시주(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에, 섬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뉴베리카운티)에 현지 가전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뉴베리카운티 현지 공장에서 가전제품 제조를 총괄할 수석 엔지니어어도 이미 영입했다. 현재 350여명을 고용했고 내년 1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해 2020 년까지 954명의 일자리를 창출 할 계획이다.
지난달 공청회에서 양사의 현지 가전공장 건설은 미국측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뉴베리카운티에 가전공장을 건설할 예정인 삼성전자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 기회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지난 16일 단행한 임원인사를 통해 2007년 한미 FTA 협상을 이끈 김원경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는 2012년 외교통상부 주미대사관 경제과 참사관을 끝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미국 정·관계 사정에 밝아 통상 압박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을 모으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USITC의 권고안 발표 이후 삼성전자·LG전자와 함께 대책회의를 열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