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에 백화점 업계 최초로 샤넬 화장품 매장이 들어선다.
지하에 매장을 열었던 신세계의 자체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가 2030세대들의 인기를 끌면서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도 둥지를 이전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오는 24일 화장품 브랜드 '맥', 내달 15일 '샤넬'이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에 새 매장을 오픈한다고 22일 밝혔다.
내년 1월 중순에는 아르마니 화장품도 지하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화장품 명품 브랜드들이 백화점 지하에 매장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5월 첫 선보인 '시코르' 효과로 풀이된다.
올해 시코르는 신세계 강남점 지하 파미에스트리트에 오픈했고, 2030 고객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코스메틱 덕후, 일명 코덕들의 놀이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입소문을 탔다.
시코르가 오픈한 이후 5월부터 파미에스트리트 구매 고객수를 보면 20대는 전년대비 2.5% 늘었고, 30대는 6.9% 뛰었다.
강남점의 경우 2016년까지 화장품 장르의 20대 매출 비중이 7.1%였지만 올해 5월 시코르 오픈 이후에는 11.8%까지 올랐다. 30대 비중도 26.9%에서 31.4%로 5% 포인트 뛰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명품 브랜드들도 '시코르'를 벤치마킹하고 나섰다.
샤넬과 맥은 강남점 1층에 본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하 1층에선 젊은 층에 맞는 새로운 컨셉과 포맷의 매장을 선보이기로 했다.
샤넬은 구매 연령층을 낮추고 다양한 신규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이번에 시코르 근처에 새 매장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시코르의 가장 큰 특징인 메이크업 셀프바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매장처럼 직원이 계속 추천해주는 대신, 고객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발라보고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인다.
앞서 샤넬은 지하 1층에서의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해 시코르 매장 근처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본 매장을 오픈하기 전부터 자투리 공간인 스파이스 매장을 팝업으로 배치해 영 소비자들의 집객 효과와 사업성을 실제로 확인했다. 샤넬의 기존 타깃층이 30~40대인 반면, 팝업 행사에선 20~30대의 고객이 많이 몰렸다.
기존에 샤넬을 써본 적 없는 고객들도 부담 없이 팝업 매장에 들러 테스트해보고 사기 때문에 신규 고객수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시코르 메이크업 쇼 <사진=신세계> |
맥은 시코르의 ‘코덕 마케팅’을 주목하기로 했다. 시코르는 그동안 이사배, 개코 등 SNS에서 핫한 뷰티 블로거를 초청, 메이크업쇼를 진행해 매회 200명 이상의 고객을 모집했다.
맥은 오는 23일부터 프리 오픈 이벤트를 열어 SNS, 유튜브 등에서 인기가 많은 유명인사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연말 홀리데이에 어울리는 퍼스널 메이크업쇼와 디제잉 등 다양한 행사도 준비했다. 매년 2~3회에 걸쳐 코덕들을 불러 신제품 프리뷰와 런칭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시코르처럼 셀피존도 만들었다. 다양한 맥 아이코닉 제품들을 테스트해보고 사진을 프레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다.
파미에스트리트 지하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 제품도 가득하다.
샤넬은 다양한 제품을 구성해 파미에스트리트 한정판으로 준비했다. 맥은 홀리데이 컬렉션을 내놓는다. 파티 등에 어울리는 섀도우, 향수, 립스틱, 브러쉬 키트 등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해외잡화담당 김영섭 상무는 “시코르 효과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그간 온라인과 로드샵에 밀렸던 백화점 화장품 장르가 시코르를 통해 매출이 늘었다”며 “지하 파미에스트리트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까지 배치하면서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새로운 코스메틱존 생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