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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긴 샀는데.." 평창 롱패딩 전쟁 승자의 아쉬움

기사등록 : 2017-11-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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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표 받기까지 5시간·쇼핑 완료까지 11시간의 기다림
남은 것은 맞지 않는 싸이즈와 원치 않는 색상
중고사이트에선 웃돈 거래..30일 마지막 판매

[뉴스핌=전지현·장봄이 기자] 22일 오전 9시. 밤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았던 평창 롱패딩 구매 희망자들에게 대기번호표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40여분. 마침내 688번 대기표가 기자의 손에 들어왔다.

평창롱패딩을 손에 쥐기까지 꼬박 11시간이 소요됐다.<사진=전지현·장봄이 뉴스핌 기자>

대기표에는 오후 2시31분부터 4시30분 사이 매장을 방문하라는 안내가 적혀 있다. 또 다시 지루한 기다림. 저 멀리 뒷편에는 대기표를 받지 못한 500여명의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키는 모습이 보인다. 이날 오전 잠실역에는 족히 1500명 넘는 사람들이 몰렸으며, 이 중 1000명에게만 대기표가 주어졌다.  

오후 2시52분. 대기표가 평창롱패딩과 맞바뀌는 순간이다. 잠실역 승강장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4시15분이었음을 감안하면 평창롱패딩이 11시간만에 손에 쥐어진 것이다.

그러나 선호도 높은 검정색 패딩은 S, M, L 사이즈가 모두 품절이었다. 흰색과 짙은 회색 역시 S와 M사이즈가 이미 동이 났다. 고민 끝에 흰색 L사이즈를 선택했다. 이번엔 결제가 문제. 현장에선 비자카드 또는 현금 구매만 가능했다.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전사의 마음으로 제한된 선택과 구매를 통해 어렵사리 구한 평창롱패딩을 착상해봤다. 20대 후반 평균 55 사이즈 여성이 소화하기엔 다소 큰 감이 느껴진다.

옆에서 구매를 마친 40대 중반 여성(서울 광진구)은 "딸에게 주기 위해 샀는데 사이즈가 커서 고민"이라며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면 웃돈을 얹을 수 있다하니 집에 가서 딸과 상의할 예정"이라고 푸념했다.

대기표를 받았지만, 옷을 구매하기까지엔 또 다른 기다림이 필요했다. <사진=장봄이 뉴스핌 기자>

인터넷 중고거래 싸이트를 확인하니 평창롱패딩은 한정판매란 희소성에 몸값이 뛰어올라 있었다.

온라인 중고거래 카페인 '중고나라'에는 이 패딩 한장이 25만원~30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대리 구매의 경우 가격은 21만원에서 35만원이었다. 14만9000원인 패딩가격에서 최소 6만원 이상 수익을 얻는 셈이다.

웃돈을 얹어서라도 사려는 사람들은 많은 탓일까. 해당 사이트에는 평창롱패딩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올린 글이 수백개였다.

이날 구매에 실패한 사람들의 푸념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대기번호표가 분배되기 전, 롯데백화점 월드타워점 지하1층 입구에는 회사측 관계자들이 인원파악을 위해 우선 나눠줬던 '핫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데 대한 항의가 일었다.

20여분 뒤에는 같은 장소에서 대기표 받는데 실패한 고객 10여명이 백화점 직원들에게 몰려가 '앞서 잠실점에서 날짜 공지를 잘못했다', '하루 2개까지 구매할 수 있다 하더니 1개밖에 살수 없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24일 부산본점과 광복점, 대구점, 대전점, 창원점, 울산점, 광주점 등 7개 백화점 점포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동부산점, 롯데아울렛 수완점 등 3개 아울렛 점포에서 판매를 재개한다. 30일에는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마지막 판매에 나선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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