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증시가 상승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내년에는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처럼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CNBC뉴스 등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마이클 하넷 수석 투자 전략가가 최근 주식 강세를 두고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 밀랍으로 붙인 날개가 떨어져 바다로 추락한 그리스 신화 속 주인공 '이카루스'에 비유했다고 보도했다.
이날까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지난달까지 7개월, 나스닥지수는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는 13개월째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5년간 S&P500지수 추이 <사진=블룸버그> |
하넷 전략가는 "이카루스가 태양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위험 부담이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뉴욕 증시가 조만간 10% 조정을 받게 될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그는 "지난주 발표된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주식이 과대평가돼 있다는 투자자 응답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반면 현금 비중은 동시에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증시가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상태라는 징후"라고 말했다.
BAML이 전 세계 펀드매니저 1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다르면 응답자의 약 절반(48%)은 주식이 "고평가 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북핵 위기와 중동 지정학적 불안감은 실현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앙은행의 정책 실수 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혁 실패가 글로벌 증시 하락을 부추길 재료로 전망됐다.
◆ 블랙록 "세계 경제 회복 수혜, 아시아 증시에 주목"
반면 글로벌 증시 강세장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BK자산운용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외환 부문 매니징 디렉터는 펀더멘털 상으로는 증시가 올라야 할 이유가 없지만 추수감사절이 낀 주에는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증시 분석업체인 스톡 트레이더스 알마낙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이 낀 주에 증시가 상승했던 경우가 지난 35년 중에 34번 있었다.
슐로스버그는 현재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 수준이며 추수감사절이 낀 주라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아시아 증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의 아시아 및 글로벌 신흥시장 주식 부문 책임자 앤드루 스완은 "아시아는 글로벌 경기회복의 큰 수혜자"라며 "달러가 내년에 큰 폭 강세를 보일 것 같지 않으며 이는 아시아 지역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올랐지만 지난 수년간 평균치에 되돌아가고 있는 것 뿐"이라며 "아시아 증시는 과거 수준이나 다른 자산군과 비교했을 때 아직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스완은 중국·인도·인도네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