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흐르는 물을 바로 살균해 먹는 '직수 정수기'에는 자외선(UV) LED를 사용한다. 이런 UV-LED의 출력을 높여 대규모 수처리 시설에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했다.
LG이노텍은 고출력 자외선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 기술은 공기와 흐르는 물까지 살균할 수 있어 빌딩이나 자동차의 공조시스템, 수처리 시설에 활용 가능하다.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0밀리와트 UV-C LED <사진=LG이노텍> |
자외선의 출력은 100밀리와트(mW)다. 기존 UV-C LED는 대부분 광출력이 1~2mW급으로 휴대용 살균기나 소형 가전에 보조적으로 쓰였다.
예를들어 정수기에는 필터로 물을 정화하고 물이 나오는 입구(코크)에만 UV 조명이 사용됐다. 빠르게 흐르는 물이나 공기를 살균하기에는 자외선 출력이 약했다. 신제품은 화학 살균제 없이 흐르는 물이나 공기까지 빠르게 살균할 수 있다.
정환희 LG이노텍 LED연구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가진 제품설명회를 통해 "100mW 제품으로 흐르는 물까지 살균이 가능하다"며 "궁극적으로는 필터 없는 정수기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또 "기존 수처리는 화학약품을 사용해 부산물이 생기고 2차 환경오염이 발생하지만 UV-C로 살균하면 부산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환경오염 없이 살균 가능하다"며 "현재 오염수 90% 이상이 수처리 없이 방류되기 때문에 5년 후 가장 큰 시장이 수처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UV-C LED는 자외선 중 파장이 200~280나노미터(nm)로 짧은 자외선을 방출하도록 설계된 첨단 반도체 광원이다. 출력이 높을수록 더 강력한 살균 장치를 만들 수 있지만 발열 등으로 안정적인 품질 확보가 어렵다.
시장을 이끌어온 일본 업체들도 100mW UV-C LED 출시를 2020년으로 계획했을 정도다. LG이노텍은 업계 전망보다 2년 앞서 개발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150mW UV-C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LED인사이드에 따르면 UV LED 시장은 지난해 1억6600만 달러에서 2020년 5억2600만달러로 세 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이가운데 UV-C LED가 같은 기간 2800만달러에서 2억4400만달러로 약 9배 늘어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