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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 광동·대웅제약, 지배구조 강화 3종세트는

기사등록 : 2017-11-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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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재단·개인회사·자사주로 총수 낮은 지배력 보완
"세 가지 모두 활용 흔치 않아..최소비용·최대효과"

[뉴스핌=박미리 기자] 광동제약과 대웅제약의 지배구조가 비슷하다. 같은 제약사지만 사업영역에 차이가 있는 두 회사는 총수의 취약한 지배력을 공익재단·개인회사·자사주라는 세 가지 톱니바퀴가 맞물려 보완해 주고 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최성원 부회장의 광동제약 지분율은 6.59%, 윤재승 회장의 지주회사 대웅 지분율은 11.61%에 불과하다.

윤 회장은 부친인 윤영환 창업주가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2014년 회장에 올랐고, 최 부회장은 부친인 최수부 창업주가 별세한 후인 2015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 2대 주주는 공익재단

두 사람의 낮은 지배력을 보완해주고 있는 첫 번째 톱니바퀴는 '공익재단'이다. 통상 기업의 공익재단은 최대주주 일가에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현재 광동제약은 가산문화재단, 대웅제약은 대웅재단이라는 장학사업 목적 공익재단을 뒀다. 가산문화재단의 광동제약 지분율은 5%, 대웅재단의 대웅 지분율은 9.98%로 각 회사의 2대주주다.

두 공익재단이 현 지분율을 갖게 된 것은 창업주의 증여가 큰 역할을 했다. 2013년 고 최수부 창업주는 광동제약 지분 4.35%를 가산문화재단에, 2014년 윤영환 창업주는 대웅 2.5%와 대웅제약 3.5% 지분을 대웅재단에 각각 증여했다. 이 과정에서 공익재단에 재산을 출연할 때 상속, 증여세를 면제해준다는 혜택을 활용했다.(단 5%까지 제한)

또한 두 공익재단에는 이사회 멤버로 최대주주 일가가 들어가 있다. 최 부회장은 부친이 별세한 2013년부터 가산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윤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2012년부터 대웅재단 이사로 이름을 올려왔다. 대웅재단은 윤 회장 모친인 장봉애씨가 이사장이기도 하다.

◆ 총수의 개인회사 

윤 회장과 최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는 개인회사도 한몫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지분 80%를 보유한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 지분율 3.05%를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아래에 놓인 블루넷·엠서클·디엔컴퍼니·아이넷뱅크는 대웅 지분을 총 3.96% 보유했다.(이중 아이넷뱅크, 엠서클은 각각 윤 회장이 지분을 직접 보유한 인성정보, 인성TSS의 자회사)

건강식품 판매업체 광동생활건강은 2004년 지분 0.69%를 확보하면서 광동제약의 주주로 등판했다. 이후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 지분율을 2006년 0.95%, 2007년 1.14%, 2008년 1.91%, 2010년 2.29%, 2013년 3.05% 등으로 꾸준히 늘렸다.

대웅의 주주인 엠서클과 디엔컴퍼니는 윤 회장이 둘째 형 윤재훈 전 대웅제약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지은 2015년 대웅 주주가 됐다. 윤 회장을 대신해 첫째 형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으로부터 대웅 지분 1.77%씩(총 3.54%)을 매입했다. 또 블루넷은 윤 회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던 아이에스티디와 합병하면서 지난해 대웅 주주가 됐다.

◆ 20%대 자사주

자사주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배력을 보완해 주고 있다. 올 9월말 기준 광동제약의 총 발행주식 수 대비 자사주 비중은 22.6%, 대웅은 25.7%다.

자사주는 회사가 직접 매입한 자기 회사 주식으로 그 자체에 의결권이 없다. 다만, 자사주를 매입하면 회사의 유통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경영권이 위협받을 때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팔아 의결권을 부활시킬 수도 있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최대주주 일가 지배력 강화에 쓰일 수도 있다.

크레딧시장 한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 및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 공익재단, 개인회사를 모두 활용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사례"라며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과 대웅제약 본사 전경<사진=각사>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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