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의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시장 변동성 실종 속에 VIX에 대한 ‘숏’ 베팅이 고수익률을 올린 것. 하지만 기류 변화가 포착,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최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해 시장 변동성은 물론이고 주가 향방에도 추세 전환이 전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VIX의 하락에 베팅하는 ETF가 연초 이후 무려 15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 지수에 비해 10배 가량 높은 성적이다. 고평가 논란에도 주가가 파죽지세로 오르며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다 시장 변동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결과다.
최근 VIX는 8.56까지 떨어지며 장중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때 하락하는 VIX는 월가 트레이더들이 S&P500 지수 하락을 헤지하기 위한 옵션에 얼마나 커다란 프리미엄을 지불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강력한 기업 실적 호조와 전세계 주요국 전반에 걸친 성장 회복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
여기에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극히 점진적인 속도에 머물면서 비관론자들의 입지를 크게 위축시켰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VIX 하락으로 수익률을 내는 구조의 ETF에서 차익실현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해당 상품이 세 자릿수를 훌쩍 뛰어넘은 수익률을 기록한 사이 1억44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트레이더들이 차익을 실현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VIX의 추가 하락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고, 궁극적으로 변동성이 상승하면서 주가 최고치 열기를 꺾어 놓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신호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WSJ은 현 시점에 VIX 숏 베팅 포지션을 보유한 트레이더들은 방망이를 짧게 잡은 매매에 집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