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윤애 기자] 자유한국당이 다음 달 12일에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신경전이 뜨겁다. 특히 홍준표 대표 측과 원내대표 후보 간 연일 설전을 벌어지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일각에선 이번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잠복했던 당내 계파갈등이 본격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김학선 기자 yooksa@ |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둘러싼 '이전투구'는 지난 28일 '원조 친박(친박근혜)'인 한선교 의원이 경선 첫 출마선언을 하며 본격화됐다.
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를 막겠다"고 출마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계속 모른 척하고 넘기기에는 홍 대표의 언사가 도를 넘은 지 오래됐다"며 "'바퀴벌레'로 시작해 이제는 '암 덩어리', 나아가 '고름'이란 막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의 발언에 이제 한국당이 광기어린 1인 독재의 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저의 가슴을 눌러 내렸다"며 "입에 담기조차 힘든 언사를 내뱉는 다는 것은 공당의 대표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맹비난했다.
원내대표 후보군인 나경원 의원도 홍 대표에 대한 공격에 가세했다.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보수의 혁신,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라며 "보수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국민을 등돌리게 하는 막말을 더 이상은 인내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주영 의원도 거들었다. 이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홍 대표를 '독불장군'이라고 묘사하며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며 "(홍 대표의) 막말에 가까운 일부 표현들은 당의 이미지를 더욱 비호감으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
홍 대표도 가만 있지 않고 곧장 반격에 나섰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박근혜 사당화 7년 동안 아무런 말도 못하더니만 홍준표 5개월에 사당화 운운하는 사람들을 보니 참으로 가관"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당이 수렁에 빠질 때는 숨어 있다가 수렁에서 건져내니 이제 나타났다"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보수 팔아 선수만 채운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야 할 사람들이 자기 역량으로 의원들로부터 표를 얻을 생각은 하지 않고 당대표를 공격하거나 당대표 팔아 원내대표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충고했다.
홍 대표의 최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지켜야 할 때 납작 엎드려 바퀴벌레 같은 짓을 하는 자들이 있어 바퀴벌레 같다고 하고, 우파 정당을 망하게 만든 암적 존재가 있어 암 덩어리라고 하고 도저히 생살로 돋아날 희망이 보이지 않아 고름이라 지적하는 당 대표의 정치적 수사를 막말이라 대드는 분들이 있다"며 "그게 자신들을 겨냥한 것 같아 아프신 모양"이라고 비꼬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총구를 당 살리려 발버둥 치는 대표에게 겨누지 말고 나라를 망치려고 작심한 좌파정권과 좀 싸워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신경전은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계와 홍준표·김무성 연합세력 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태에서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중립지대 및 초선 의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여론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한국당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선 원내대표가 누가 될지를 논하는 게 최대 화두가 됐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