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이끌었던 IT 섹터에 균열이 발생했다.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시가총액이 29일(현지시각) 장중 기준 600억달러 증발하는 등 기술주가 과격한 ‘팔자’에 시달린 것.
아마존 <사진=블룸버그> |
나스닥 지수가 1% 이상 하락, 가파른 조정을 보이자 월가 투자자들은 상황 진단에 잰걸음을 하는 한편 섹터 별 자금 로테이션일 뿐 증시 전반에 걸친 추세 반전 신호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IT 섹터 대표 종목 FANG의 주가를 추종하는 지수가 장 후반 3.7% 급락했다.
이는 21개월래 최대 하락에 해당한다. 공격적인 매도가 봇물을 이루면서 이들 4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600억달러 증발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 이후 최대 규모다.
장중 기준 페이스북이 4% 이상 떨어졌고, 넷플릭스가 6% 곤두발질 쳤다. 아마존이 3% 선에서 내렸고 알파벳도 4%% 가까이 하락했다.
파죽지세로 오르던 주도주의 급반전은 단순한 차익실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 통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투자 자금의 로테이션이 전개된 결과라는 주장이다.
페이스북 <사진=블룸버그> |
IT 섹터는 법인세 인하에 따른 반사이익이 가장 미미한 업종으로 꼽힌다. 현행 35%의 세율을 20%로 낮춘다 하더라도 이미 주요 업종 가운데 세율이 가장 낮은 만큼 세제개혁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IT 부문의 평균 세율은 18.5%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중인 인하 하한선인 20%를 이미 밑도는 수준이다.
블룸버그와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나스닥 지수의 급락과 동시에 금융 및 소매 섹터가 강세를 보인 사실을 근거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교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이날 IT 섹터의 주가 급락이 펀더멘털 측면의 이상기류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분더리히 증권의 이안 위너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날 FANG의 주가 급락은 펀더멘털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고평가 부담에 따라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이 낮은 섹터로 갈아타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금융과 통신, 소매 섹터의 상승이 이를 설명한다는 얘기다.
메리디안 에퀴티 파트너스의 조나단 코피나 이사는 “주요 기술주가 급락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패닉은 엿보이지 않는다”라며 “연초 이후 두 자리수의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