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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취임 30주년…'초일류기업 성장 약속'지켜

기사등록 : 2017-12-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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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행사 없이 취임 30주년 특별영상 상영
"세계 초일류 기업 향해 30년 이어온 약속"

[뉴스핌=최유리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1일 취임 30주년을 맞았다. 삼성은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사내방송을 통해 세계 초일류 기업을 향한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을 공유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자료=뉴스핌DB>

이날 삼성 모든 계열사는 오전 8시부터 사내방송으로 이건희 회장 취임 30주년 특별영상을 상영했다.

'30년을 이어온 약속'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5분30초 가량 이어졌다. 첫 장면은 1987년 12월 1일 이건희 회장 취임식으로 시작했다. 취임식 장면에는 이건희 회장이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라고 선언한 내용이 담겼다.

이후 신경영 선언을 통해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약속과 이를 실현해 온 30년의 과정, 또 그 약속을 더 발전시키겠다는 다짐의 내용으로 이어졌다.

후반부에는 국내외 임직원들이 이건희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세지가 담겼다.

영상 마무리는 2014년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 메세지 중에서 발췌한 내용이었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냅시다. 미래를 대비하는 주역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마음껏 도전하기 바랍니다. 우리의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라는 문구로 영상은 끝났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별세로 46세 나이에 그룹회장에 취임했다. 회장 취임 후 개혁 의지를 표명했지만 기대 만큼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 1993년 신경영을 선언했다.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는 모두 바꾸라'는 어록으로 잘 알려진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그것이다.

이후 품질 경영의 시초가 된 '불량 제품 화형식', 생산 현장에서 불량이 생기면 일단 라인을 정지하고 불량 발생 원인을 해결한 뒤 재가동하는 '라인 스톱제', '공채 학력 제한 철폐' 등으로 신경영을 실현했다.

특히 '양보다는 질'을 강조하기 위해 1995년 가정용 무선전화기 15만대에 대한 화형식을 치른 것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품질·인재 경영을 강조한 삼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가전을 아우르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는 최초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치 '톱10'(6위)에 오르며 매출 규모만 460조원(2017년 상반기, 16개 상장사 기준)을 웃도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 인텔을 제치고 전 세계 반도체 왕좌를 차지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매출 19조9100억원,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내며 업계 1위로 우뚝 섰다. 

휴대폰 사업도 마찬가지다. 과거 글로벌 1위 노키아를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애플과 경쟁하며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총 825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20.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한 규모다. 경쟁사 애플은 점유율 11.7%로 2위에 머물렀다.

1등으로 올라선 삼성 앞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에선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창립 48주년 기념 행사에서 "1위를 달성한 지금이 위기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며 "과거 수많은 1위 기업들이 현실에 안주하며 한 순간에 무너졌고 우리도 사업 재편, 경영 시스템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리더십 불확실성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삼성이 처한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해 이날도 로그인 화면과 사내방송을 통한 메시지 전달 외에 특별한 행사는 없었다.  

한편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눈에 띄는 호전이나 악화는 없는 상태로 전해진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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