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newspim

[르포] "조심하세요! 깨집니다"…의약품 배송센터 가다

기사등록 : 2017-12-04 14:3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용마로지스 국내 1위 의약품 전문 물류회사 점유율 60%
경기 김포 배송센터 방문...오전 10시께 15개 지역 출발
'온도 민감' 바이오의약품, 스티로폼 박스에 "취급 주의"

[뉴스핌=박미리 기자] 하얀 눈이 소복히 내려앉은 지난달 24일 오전 9시 경기 김포 고촌읍의 용마로지스 배송센터.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11톤 대형트럭 1개, 그 뒤에 일렬로 줄지어 서있는 1.5톤 소형트럭들을 마주했다. 또 그 사이를 유유히 지나다니는 지게차까지…. 이를 지나쳐 들어간 센터 안에서는 수백개의 크고작은 박스를 분류하는 직원들로 분주했다. 이들은 컨베이어 벨트 위로 지나가는 박스들의 배송처를 확인한 뒤 줄지어 서있는 1.5톤 소형트럭 앞에 박스를 차곡차곡 쌓았다.

안성허브물류센터에서 온 물건을 김포 배송센터로 내리고 있다.<사진=용마로지스>

용마로지스는 1983년 출범한 동아제약의 3PL 물류 전문 자회사다. 3PL은 기업 물류에서 많이 쓰이는 3자 물류를 뜻한다. 예를 들면 한국에 거점이 없는 외국회사의 물건을 들여온 뒤 보관, 유통채널 마케팅, 납품 등의 전 과정을 물류회사가 관할하는 것이다.

용마로지스는 의약품, 화장품 등 헬스뷰티 제품 취급에 특화된 사업구조를 지녔다. 국내에서 의약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물류회사는 용마로지스와 고려택배 2곳에 불과하며, 이중 용마로지스가 점유율 60%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강연우 용마로지스 개발기획실 차장은 "의약품은 특성상 일반택배에서 다루기 힘들어 기업택배에서만 담당하고 있다"며 "용마로지스는 전체에서 의약품 비중이 70%정도"라고 말했다.

용마로지스 김포 배송센터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흘러가고 있다. 먼저 전날 오후 3~6시 화주의 제품을 집화해 오후 8시까지 경기도 안성허브물류센터로 보낸다. 이곳에서는 새벽 3시까지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지역별로 제품을 분류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오전 7시까지 김포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배송센터로 제품을 배송한다. 동이 트는 새벽 안성허브물류센터에서 김포 배송센터까지 제품을 싣고 달려온 차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반겨줬던 11톤 대형트럭이다.
 
이후 김포 배송센터에서는 트럭에 실려있던 제품을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오르게 하고, 15개 코스별로 분류한다. 이 작업을 마치면 배송기사들이 오전 10시 전후 담당 지역에 있는 약국, 병원 등으로 출발한다. 오후 배송을 마치면 돌아오면 인수증을 확인하고, 반품을 정리하며 하루가 마무리되는 일과다. 강연우 차장은 "하루에 최대 10만박스를 배송한다. 배송지는 120곳 정도"라며 "그래도 요즘에는 한 건물 안에 병원, 약국이 함께 있어 배송 효율이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귀띔했다.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온 물건을 15개 코스로 나누고 있다. <사진=용마로지스>
코스별로 나눠진 물건을 해당 배송지역 트럭 앞에 쌓아두고 있다.<사진=용마로지스>

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다보니 배송 과정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 적지않다. 의약품은 환자들이 직접 복용하고, 환자에 직접 투약하기 때문에 온도, 파손 등 관리가 최우선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용마로지스가 2007년 안성 허브물류센터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병 제형의 의약품 등의 파손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의약품 중에서도 백신, 줄기세포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취급이 까다롭다. 이날 배송을 앞둔 수많은 박스 중에도 바이오의약품이 담긴 박스가 적잖이 보였다. 용마로지스의 전체 취급물량의 30%가량은 바이오의약품이다. 이들은 스티로폼, 플라스틱 재질의 박스에 담겼으며 이들 겉면에는 커다랗게 '취급주의' '특별취급' 등 주의를 요한다는 문구가 적혀 배송과정에서의 주의를 당부했다.

온도 관리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강연우 차장은 "바이오의약품은 보통 2~8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온도 관리가 되지 않으면 균이 다 죽어 맹물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박스에 수천만원을 오가는 바이오의약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용마로지스는 만반의 준비를 해놨다. 갑작스러운 정전을 대비해 비상발전기 2개를 비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스 안에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용지를 동봉해 고객 신뢰도를 높기도 했다. 이는 인수증에 부착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한편 용마로지스는 전국에 18개 물류센터를 비롯해 5개 운송영업소, 35개 배송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고객사는 동아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GSK, 바이엘 등 국내외 제약사와 로레알, 샤넬 등 국내외 화장품 회사 총 200여곳이다.

지난해 매출은 1682억원으로 전년보다 13%의 성장을 일궜다. 영업이익도 76억원으로 13%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