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민준 기자] 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장기간 판매 부진과 첨예한 노사 갈등에 휩싸인 캐나다 공장에 대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한국GM이 다음 타깃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5일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캐나다 주력 생산 공장 중 하나인 잉거솔공장에 근무하는 2600여 명의 근로자 가운데 300여 명을 내년 1분기 중 감축한다. 또, 내년 상반기 중 추가 700여 명을 줄여 최대 1000여 명까지 구조조정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잉거솔공장은 에퀴녹스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지난 2013년까지 매년 25만 대까지 생산했던 북미 및 남미 핵심SUV기지였다. 그러나 경쟁모델 증가로 물량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인건비는 계속 상승해 지난 2015년부터 부실사업장으로 관리 받아 왔다.
GM본사는 결국 지난 10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자동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GM멕시코(멕시코시티 소재)에서 신형 에퀴녹스와 GMC테레인(준중형SUV)을 생산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사측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 잉거솔공장을 에퀴녹스 전담공장으로 지정해 시설 투자를 늘려달라면서 2개월 간 파업을 진행해 왔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 구조조정으로 대응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GM의 다음 구조조정 타깃이 노사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GM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은 "한국GM은 노조문제 등으로 단점이 너무 누적돼 있는 상황이다"며 "최근 노사협상 장기화는 한국GM은 물론 노조에도 크게 유리할 것 없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사례처럼 노사갈등 장기화로 GM본사의 공세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GM 노사는 지난 11월 30일, 거의 4개월 만에 임금협상을 재개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연내 타결이 불투명 해졌다. 노조 측은 15만4883원 인상과 통상임금 500% 성과급 일시 지급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과 성과급 1050만원 지급을 내세우고 있다.
이 사이 한국GM의 실적은 더 악화돼, 지난 11월까지 국내외 판매는 47만 여대로 작년보다 11.8% 줄었고, 올해 내수 판매 목표인 19만4000대도 어려워졌다.
또, 한국GM 노사는 신규 물량 배정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한국GM 노조 측은 내년 상반기 도입하는 에퀴녹스의 국내 생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국내 생산을 하더라도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각 지역별로 최적의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갖추고 있고, 글로벌 본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에서 구조조정은 그 원인과 형태가 한국과 매우 비슷해 국내에서 큰 위기감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