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아이 참나 기가 막혀!"
새해 예산안 처리에 반대한 자유한국당의 본회의장 진입과 항의는 '스마일맨' 정세균 국회의장마저 얼굴을 찌뿌리게 했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속개된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정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 의장은 5일 오후 9시로 예정된 본회의가 한국당의 의원총회로 열리지 못하자 오후 9시55분쯤 본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의총을 마치고 뒤늦게 본회의장으로 입장한 한국당 의원들은 단상 앞으로 모여들며 항의를 시작했다.
정 의장은 "밤 9시에 다시 본회의를 열기로 의사일정을 합의하지 않았느냐. 이제 와서 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며 의사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
이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밤 10시 17분 쯤 단상에 올라와 초고소득자 증세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했다.
그러자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 등 10여 명의 의원들이 "이건 아니다. 의장님이 이렇게 합니까"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김 의원이 제안 설명을 하는 도중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손가락질을 하며 "그만하라고"라며 방해했다. 일부 의원들은 "한 시간 기다려놓고 이런 게 어디 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정 의장은 "적법한 절차로 하라"며 "오전 11시부터 의총 안하고 뭐하다가 지금 와가지고 그런 얘기를 하냐"며 선을 그었다.
정 의장은 "내 얘기 안 들으실랍니까?"라고 말한 뒤 "나도 (자유한국당) 얘기 안 들어요"라며 의장석에 앉아 소득세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에 70여 명의 한국당 의원들은 "정세균은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더욱 거세게 항의했다. 밤 10시27분, 여야 3당 원내대표는 30분간 정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밤 11시5분 다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내년 예산안 반대 토론에 나섰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제1야당이 의총 도중에 국회를 속개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본회의에 안 들어간다는 최종 결정을 안 한 상태에서 속개한 건 국회의장이 잘못한 것"이라며 "몇 명이 될지 모르지만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예산안 반대 토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수정 예산안은 한국당 불참 속 재석 178석 중 찬성 160표, 반대 15표, 기권 3표 으로 가결됐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