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방산업계가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12월을 포함한 4분기는 방산업계의 전통적 성수기로 꼽힌다. 방위사업청 등에서 진행하는 정부 발주가 12월에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방산업계는 지난 3분기에 '어닝 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불안정한 대내외 안보정세 지속에 따라 국방 예산은 향후 지속증가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9% 수준까지 높이기로 했다. 자주국방 강화 방침과 함께 방산업계는 내년부터 본격 실적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최근 국방부가 추진하는 대북 정찰위성사업(425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방위사업청은 LIG넥스원이 제시한 비용과 사업계획서 등을 토대로 협상을 진행, 이달 말까지 계약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테크윈도 이달 방위사업청과 K9자주포 및 성능개량사업 관련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화지상방산과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다른 방산계열사도 이달 대규모 수주 계약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9 자주포 <사진=한화지상방산> |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계획된 방위사업청의 무기조달 관련 계약들이 12월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방위사업 특성상 외부에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그렇지 12월에는 자잘한 소규모 계약들이 많아 연말 특수라고 해도 될 정도"라고 귀띔했다.
방산업계는 이같은 연말 특수로 지난 3분기까지의 실적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중동과 유럽 등 해외 분쟁지역 수주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방산업계 '적폐 1호'로 찍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검찰조사와 국세청 세무조사를 잇따라 받으며 실적이 악화됐다. KAI는 올해 3분기에 매출 4772억원, 영업손실 91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186억원에 달한다. 매출 급감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한국형 헬기 수리온 납품이 중단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KAI는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과 참여정부 당시 인연이 있는 김조원 사장을 선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김 사장은 최근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 매출 20조 원을 달성해 세계 5대 항공우주기업이 될 것"이란 비전을 내놓기도 했다.
한화그룹의 주력 방산계열사인 한화테크윈 역시 올해 3분기에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686억원, 22억원으로 년 동기 대비 2.1%, 95.0% 하락했다. CCTV 사업의 지속 부진과 해외 수주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LIG넥스원의 경우 지난 달, 올해 연간 매출액 전망치를 1조9900억원에서 1조8369억원으로, 영업이익 전망치는 1170억원에서 468억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