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에서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정책 결정 및 2018년 전망을 내놓으면서 금융시장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 경기 향방에 대한 정책자들의 전망이 한층 밝아진 동시에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는 여전히 매파보다 비둘기파에 무게를 두고 있어 자산시장의 ‘골디락스’를 연장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가 번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을 시청하는 트레이더 <사진=AP/뉴시스> |
장중 세 자릿수의 상승을 보였던 다우존스 지수를 필두로 뉴욕증시가 상승 폭을 확대했고,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한 낙폭을 확대했다.
금 선물은 전자거래에서 정규 거래 종가보다 상승했고, 국채 수익률이 내림세를 지속하는 등 이날 연준의 회의 결과에 금융시장은 ‘비둘기’ 진단을 내렸다.
투자자들은 12~13일(현지시각) 이틀간의 연준 회의 결과 가운데 특히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과 금리인상 속도에 시선을 모았다.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자들은 내년 세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한 한편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예상치를 1.9%로 유지하자 투자자들은 반색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상승폭을 결과 발표 직후 150포인트까지 확대했고, 엔화 대비 달러화의 낙폭이 0.6% 선으로 커졌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0.4% 떨어지며 연준의 결정에 약세로 반응했다. 달러화는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0.4% 내렸다.
정책자들이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2.1%에서 2.5%로 높였고, 올해와 같은 속도로 긴축을 지속할 뜻을 밝혔지만 달러화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달러 인덱스의 낙폭은 연준 회의 결과 발표 이후 0.5% 가량으로 확대됐다.
이에 대해 마켓워치는 내년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힌트를 기다리고 있던 트레이더들이 이날 회의 결과에 다소 실망했다고 전했다.
점도표를 근간으로 볼 때 정책자들이 2018년과 2019년 금리 전망을 유지한 데 따라 긴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예상했던 투자자들이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얘기다.
코너스톤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제프 카본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날 회의 결과에 ‘서프라이즈’는 없었다”며 “앞으로 지켜볼 변수는 경제 성장이 크게 가열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인 칼 리카도나는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정책자들의 경기 전망이 한층 밝아졌지만 정책 기조는 그만큼 매파 기조로 치우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제롬 파월 차기 의장에게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에 여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주식부터 정크본드까지 위험자산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은 실물경제 회복 속도와 금리인상 속도의 간극이 벌어진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의견이다.
이날 회의 결과는 2018년 역시 이 같은 구조적 여건이 유지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