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한기진 기자 ] 현대기아차의 11월 중국 판매량이 올해 최고를 기록했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사드보복 해빙 분위기로 회복세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11월 중국 내 판매량이 현대차 9만5012대, 기아차 5만3대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드보복 분위기가 극에 달했던 4, 5, 6월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시 현대차는 3만5000대, 기아차는 1만6000대까지 떨어졌다.
외형적인 판매증가 1등 공신은 신차효과. 현대차가 7월 출시한 루이나는 10월 5815대, 11월 7810대로 증가추세다. 현지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35는 11월 데뷔해 3701대가 팔렸다. 기아차 역시 10월에 출시한 페가스가 11월 2984대 팔리는 등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1일 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에서 브랜드 체험 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의 개관식을 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개관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
하지만 판매 회복의 진짜 이유를 업계에서는 사드보복 해빙 분위기로 본다. 한중간 관계회복 이야기가 나온 지난 9월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8, 9월 판매량을 비교하면 현대차 5만3008대->8만540대, 기아차 2만3002대->4만3대로 급증했다.
이 때문에 한중 정상회담으로 현대기아차의 판매 회복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중국 시장의 지원과 협력을 호소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중국 매체 오토시나는 15일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정치적 요인과 정부 정책의 영향에 쉽게 휩쓸리는 만큼 양국 정상의 만남과 문 대통령의 방중은 한국 자동차 기업의 재기를 돕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방중 마지막 날인 16일 충칭에 있는 현대차 제5공장을 찾는 것도 희소식이다. 정의선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공장 곳곳을 안내하는 동안 자연스레 ‘독대’할 기회를 갖는다.
현지 한국 직원 격려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재계 쪽에서나 현대차 내부 여론은 ‘단순 격려’ 이상의 자리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현대차의 중국내 사업 현황과 사드보복 피해 등 어려움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로 본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통령을 만나 현지 사업현안을 전달하면 곧바로 해결되는 일이 많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효과는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얼굴로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역대 최대 충격으로 평가 받는 ‘사드보복’에 정 부회장이 해결사로 나섰고, 현대차에서 대통령과 단독으로 만나는 역할이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처음으로 바뀐다.
현대차는 문 대통령과 정 부회장이 나란히 공장을 걸어가는 사진도 찍어 대외적으로 배포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정 부회장 중심으로 운영될 것임을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중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