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유 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연말을 앞두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4월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추가적인 금융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 주택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빠른 재건축 사업 속도가 아파트값 상승에 호재가 되기 때문이다.
15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쌍용1차를 비롯한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28일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에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안이 접수됐고 오는 28일 추가로 개최되는 도계위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이 확정돼 첫 심의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권을 대표하는 재건축 단지다. 그동안 서울시 반대에 맞서 최고 49층을 고집해 사업 추진이 지연돼왔다.
하지만 약 71% 조합원들이 빠른 재건축 추진에 손을 들어주며 지난 10월말 층수를 35층으로 낮추기로 했다. 그러자 즉각 은마아파트 매매가격 호가가 2000만~3000만원 상승하면서 재건축시장이 들썩였다.
재건축이 본격 추진되면 지금 14층, 총 4424가구인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5905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뉴스핌DB> |
강남구 대치동 대치쌍용1차도 지난 12일 서울시 건축위원회에서 건축심의가 통과돼 사업 7부 능선을 넘었다. 이 단지는 전통의 고급 주거지역인 대치동에 있고 서울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입지가 뛰어나다는 것이 건설업계 평가다.
쌍용1차는 올해 초 재건축 조합설립을 마쳤다. 내년부터 사업시행인가와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지금 15층, 총 630가구인 이 단지는 재건축 뒤 최대 35층, 총 1105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도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잠실우성1·2·3차는 지난 12일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자 즉각 아파트 매매가격이 들썩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는 잠실우성1·2·3차는 1주일 전에 비해 아파트 매매가격 호가가 2000만원 상승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
강남권 이외에도 재건축 사업을 꾀하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내년 총 14개 단지가 재건축 기준(준공 30년)을 충족하게 되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단지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이달초 재건축 지구단위계획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매매가격이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1·5·6단지 매매 호가가 1주일 전에 비해 2500만~5000만원 상승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정부 부동산대책에 따른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추진 속도가 붙고 있는 단지들의 매매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한 매물이 적고 매매거래가 가능한 단지들로 옮겨가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재건축 집값의 '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규모가 얼마인지 지금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실감이 나지 않는 분위기"라며 "내년 환수금 규모가 얼마인지 정해지고 그 규모의 크기에 따라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