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최근 수년째 연말마다 코스닥 시장에 산타는 없었다. 올해도 개인투자자들이 물량을 던지며 코스닥은 잠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올해 4분기부터 이어졌던 상승추세가 내년초 다시 살아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2월 현재(20일 기준) 코스닥 지수는 11월말 대비 2.4% 하락한 751.83을 기록중이다. 양도차익이 과세되는 대주주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들이 올해 역시 연말이 다가오며 속속 물량을 내놓고 있다.
본래 연말에는 기관들도 올해 수익을 정리한 펀드들이 연말을 맞아 주식운용을 쉬는 경우가 많고, 이익 보정을 위한 차익실현성 매도 등도 확대되며 코스닥은 약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올해 12월에는 중순 이후까지도 개인들의 특별한 매도물량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오히려 12월 누적 기준으로 중순까지는 매수 우위의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9일 하루만에 2700억원의 순매도를 쏟아내는 등 개인들 팔자가 거세지자 지수도 서서히 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12월 개인의 코스닥 순매수 규모 <자료=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 와이즈에프엔> |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까지의 12월 개인 누적 순매도는 이미 공격적 매도가 있었던 최근 3년의 순매도 평균치에 근접했다"며 "연말까지 대주주 양도세 회피성 매도가 추가로 나오더라도 그 규모는 완화될 것으로 보이며 부정적 지수영향 역시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닥의 단기 과열·매물 소화과정은 배당락(12월 27일)을 전후로 계속될 것"이라며 "연말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매수가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대형주로 집중될 것이고, 배당락을 기점으로 양도차익과세 대주주가 결정됨에 따라 그 전까지는 대주주(개인)의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매년 나타나는 연말효과로 인해 일시적인 조정을 받고 있지만 내년 초에는 기관 수급의 재활성화, 코스닥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 코스닥의 높은 이익성장성 등을 기반으로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며 "18배를 넘어서던 12개월 Fwd PER은 16.8배까지 하락했다"며 "내년 코스닥의 이익모멘텀이 더욱 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한 주식운용본부장은 "IT나 헬스케어, 인터넷(게임) 등 주요 코스닥 업종의 내년 이익성장률이 코스피 시장보다 꽤 높은 종목들이 많다"며 "기관들은 이익성장을 주도하는 섹터에 대한 갈증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내년 코스닥 시장에는 우호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말효과가 마무리되면서 연초 개인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것이며, 연초는 항상 한 해 전체에 대한 기대감이 앞서는 시기"라며 "침체됐던 대형주보다는 코스닥을 포함한 중소형주 전반의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에는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인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예상되면서 새로운 지수 편성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지고 있다. 전체 코스닥 시가총액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셀트리온이 비운 자리를 여타 코스닥 종목들이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이전 상장 일정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남은 코스닥150의 수급개선 기대도 높아질 수 있다"며 "코스닥150지수의 추종자금은 1조9000억까지 증가하면서 셀트리온을 제외한 여타 종목들의 수급개선 효과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4분기 이후부터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던 바이오 업종에 대한 성장 기대감도 여전히 남아있다. 다만 올해말과 같은 바이오 주도의 코스닥 지수 급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는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오 위주의 상승을 보였지만 재료만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바이오 종목들의 경우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신 실질적인 이익성장이 가시화되는 종목들에 한해선 바이오 업종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선 운용사의 본부장은 "그동안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재료가 있고 지수를 차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올랐던 바이오기업들은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반면 실제 이익이 나는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선 추가 30~40%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이익이 잡히는 바이오 기업들은 펀드도 지수 추종 등을 위해 편입하지 않을 수 없기에 수급적 호재가 발생할 것"이라며 "실적을 근거로 올라가는 기업과 밸류 조정을 받는 기업들이 상쇄되며 전체 지수는 10~15% 내외의 상승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