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이 30년 만에 대규모 감세 결정을 내린 가운데, 앞서 세계 주요국들은 임 법인세 인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대기업 법인세율을 높이는 것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일부 논란이 제기되는 맥락이다.
지난 20일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력해온 세제개편안은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21%로 대폭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명목세율 상으로 22%인 우리나라보다 낮아진 것이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기준의 선진국이나 전 세계 평균 법인세율이 각각 24.07%와 24.25%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상대적으로는 낮은 축에 속한다.
연도별 각국 법인세 추이 <자료=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KPMG> |
이미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국들도 법인세를 대대적으로 낮추는 추세다.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KPMG에 따르면 전세계 평균 법인세율은 2006년 27.5%에서 올해 24.25%로 3.25%포인트(p) 하락했다.
조사 대상 171개국 중 알바니아 핀란드 독일 등 65개국은 이 기간 동안 세율을 인하했고, 41개국은 세율이 그대로였다. 세금을 올린 국가는 54개국이었다.
특히 선진국 중심으로 보면 법인세 인하 행렬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같은 기간 27.67%에서 24.07%로 법인세율을 3.6%p 인하했다. 영국 11%p, 독일 8.55%p, 일본 9.83%p 인하했다.
선진국 뿐만 아니라 신흥국도 법인세율 인하를 단행했다. 중국은 8%p 인하했고 인도도 3.66%p 낮췄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8.89%, 러시아는 4%p 인하했다.
홍콩은 이미 아시아 최저 수준 법인세율을 책정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모습이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최근 16.5% 단일세율을 누진제로 개편하면서 과세표준 200만홍콩달러(약 2억900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10%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현행 19%에서 2020년까지 17%로 세율을 내릴 계획이다.
주요국이 법인세율을 내리는 것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인건비가 싼 곳을 찾아 생산시설을 외국으로 옮긴 기업들은 본국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면 다시 돌아올(reshoring·리쇼어링) 유인이 커진다. 이렇게 돌아온 기업이 본국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창출하게끔 유도하는 수단이 법인세 인하다.
반면 한국은 법인세를 올리는 쪽으로 가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3%p 상향한다는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