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SK 각 관계사가 갖고 있는 각종 인프라와 경영 노하우 등 유무형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SK는 물론 외부 협력업체 등과 '또 같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SK CEO들은 SK그룹이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 가운데 어떤 것들이 앞으로 공유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달라."
지난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주요 계열사 CEO들과의 확대경영회의 자리에서 '공유 인프라' 개념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공유인프라는 '사회적 가치'와 함께 SK그룹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경영 개념이다. 기업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외부에 개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뜻이다. 최 회장의 핵심 경영 키워드인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실행하기 위한 방안중 하나로 꼽힌다.
최 회장이 당시 꼽은 대표적인 사례는 아마존 웹서비스(AWS)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쇼핑 비수기에 아마존닷컴 쇼핑몰의 거대한 서버를 하드웨어 투자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과 외부 사업자들에게 개방해 새로운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울산 SK풍차 주유소 <사진=SK이노베이션> |
22일 SK그룹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공유 인프라' 실천의 일환으로 자회사인 SK에너지가 보유한 전국의 주유소를 제공해 상생적 성장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사업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공유 인프라로 제공하는 주유소는 3600여개에 달한다.
SK주유소가 갖고 있는 주유기, 세차장, 유휴부지 등 눈에 보이는 유형 자산과 사업구조, 마케팅 역량, 경영관리역량 등 무형 자산, 전국 3600여개의 국내 최다 주유소 네트워크 등 SK주유소가 가진 모든 것이 공유 대상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같은 공유 인프라 방안은 그간 최태원 회장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공유 인프라를 통한 성장법을 제시한 후 수개월간의 준비를 통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종적으로 8개의 사업모델을 선정할 계획이며, 이후 주유소를 운영하는 SK에너지가 사업모델 선정자들에게 실질적인 공동사업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석유류 제품 공급에 한정됐던 SK주유소를 경제적, 사회적으로 공유함으로써 SK에너지의 성장은 물론 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는 단순한 자산 공유가 아닌 자산을 함께 이용하는 양쪽 모두에게 자산 효율성 증대, 새로운 수익원 확보 등의 경제적 가치를 신규로 창출한다는 차원에서 기존 사회공헌 개념과는 차별된다"고 강조했다.
SK에너지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www.sangsangskenergy.com)는 다음달 30일까지 접수받는다. 이후 심사를 거쳐 비즈니스 모델, 아이디어 부문 각 8팀, 총 16팀과 한 줄 아이디어 부문 12명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