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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본 2017] '특허 반납도 불사' 사드에 뭇매 맞은 면세점

기사등록 : 2017-12-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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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면세점 등 2분기 영업손실
갤러리아는 제주공항 특허권 반납
"중국 의존도 낮추자"..동남아로 유턴

[뉴스핌=장봄이 기자] 면세점업계는 지난 3월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실적악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일부 면세점의 사업권 조기 반납,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 요구도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영향이다.  

지난달 한한령(한류 금지령) 일부가 풀리긴 했지만,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면세점의 눈물은 아직 닦이지 않았다.

<표=한국면세점협회 제공>

26일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1억 1859만달러(1조2276억원)로, 3개월 연속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9월 매출액은 12억3226만달러(1조3283억원), 8월 매출액은 11억7904만달러(1조2710억원)이었다.

면세점 매출액은 사드 보복 조치가 시작된 3, 4월 급감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가 아닌 '따이공(보따리상)'에 따른 매출로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따이공이라고 불리는 보따리상 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보따리상 구매는 수익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오히려 악순환의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분기 면세점 업체는 대다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2분기 영업손실 29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이 적자를 낸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2분기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면세점 업체들은 일제히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3분기 매출 1조4366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으로 집계됐다. 시내점 영업이익은 851억원을 기록했으나, 공항점과 해외점은 영업손실 470억원, 10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 실적을 통해 3분기 매출 9492억원, 영업이익 235억원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내면세점 명동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도 영업이익 9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업권 조기 반납부터 임대료 협상 난항까지 

롯데면세점은 지난 9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 관련 공문을 보냈다. 사드 보복 등으로 매출이 급감했다며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대료 조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권을 반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는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등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들과 임대료 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입장차가 커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공항공사는 임대료 30% 인하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추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 보복에 대한 피해와 함께 제2여객터미널(T2)을 내년에 오픈하면 기존 사업자들에게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30% 인하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30% 인하안을 고수하고 있는데, T2 오픈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사업권을 반납한 곳도 있었다. 한화갤러리아는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임대료 250억원을 부담할 수 없게 되자, 7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조기 반납했다. 이달 말 운영이 종료된다. 기존 운영 기한은 2019년 4월까지였다.

평택항만에 위치한 하나면세점도 9월 영업을 종료했다. 중소·중견면세점으로 임대료 부담이 커지자 버티지 못하고 영업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본점 1층 입구<사진=뉴스핌>

중국은 지난달 사드보복 조치를 사실상 철회했다. 이달 초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9개월 만에 공식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는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여전히 중국인 여행 금지로 지정돼 있다. 중국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여전히 대다수 방문객은 보따리상"이라며 "아직 공식적으로 단체 관광객이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에 면세점업계 매출의 70~80%는 중국인이 차지했다.

업체들은 최근 동남아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다낭공항점을 오픈했고, 하노이 호찌민 시내면세점 오픈도 추진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아시아 주요 허브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 운영권을 모두 확보했다"면서 "면세점 운영 능력과 노하우를 발판 삼아 해외 면세사업 확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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