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소비량이 2020년에는 전 세계 전력소비 수준과 같아질 것이라는 예상에 대한 반박이 나와 주목된다. 문제의 전력소비량이 정확하게 측정됐다하더라도 이는 전세계 전력수요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전력소비량은 이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뉴스위크에서 다룬 비트코인 채굴관련 전력소비량에 대한 측정과 2020년의 소요량 추정치는 객관적인 자료를 이용한 분석결과로 보기가 어렵다.
비트코인 채굴장면 <사진=블룸버그통신> |
문제의 채굴 전력소비량은 기상학자 에릭 홀타우스가 환경전문매체 그리스트(Grist)에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전력량이 오는 2019년 중반에는 미국 내 전체 소비량에 버금갈 것이고, 6개월 뒤 2020년에는 전 세계 전력 소비 수준과 같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2000%나 급등하면서 비트코인 채굴시설이 증가하고 있고, 비트코인 열풍이 향후 심각한 기후변화을 야기할 수 있다는 환경론자의 주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에릭 홀타우스는 "비트코인으로 인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무용지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달러나 파운드처럼 중앙은행의 관리를 받는 것이 아닌 데이터센터 내 대용량 컴퓨터에 의해 채굴되는 방식이며, 그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비된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디지코노미스트(Digiconomist)에서 발간하는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 지수(Bitcoin Energy Consumption Index)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로 32TW(테라와트) 규모 전력이 소비된다. 이는 미국의 전력사용증가량과 맞먹고 불가리아의 연간 전력소비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최고의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은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가 아니라며, 경제활동 특히 인터넷 인프라와 관련한 투자 의사결정에서 치명적인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 우려했다.
노무라도 비트코인관련 전력사용량을 33.2테라와트로 추정했다. 근거는 디지코노미스트의 비트코인에너지소비지수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전문가 조나단 쿠미는 "이렇게 터무니없는 예상이 현실세계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쿠미는 1990년대 IT관련 전력소요량에 대한 연구를 처음 시작했고 당시 전력소요량 예측에 대한 오류를 찾아낸 적이 있는 에너지 전문가다.
그는 "비트코인 채굴관련한 전력소비량은 데이타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량 정도의 크지 않은 규모이고 따라서 별로 관심거리도 아니다"고 말했다.
에릭슨 연구소의 지속가능성 전문가 엔스 말로딘과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 헤럴드 브란켄 교수도 쿠미와 같은 입장이다.
디지코노미스트의 추정이 정확하다 해도, 비트코인 채굴 관련 전력소비량은 전세계의 전력수요의 1% 정도다. 전문가들은 채굴관련 전력소비량에 대한 터무니 없는 전망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쿠미는 "높은 불확실성을 내포하는 숫자에 의존한 투자결정은 항상 화를 불러온다"면서 "섣부른 결론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자료=코인데스크> |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