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채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다스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수사팀이 정식 출범 후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 실제 소유주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다. 다스는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에 시트 등을 납품하고 있다.
27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다스 수사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이 공동 수사한다. 전일 서울동부지검에서 출범한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은 문찬석 차장검사를 팀장으로, 노만석 인천지검 특수부장을 부팀장으로 해 평검사 2명과 수사관 등 총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 검찰 수사팀은 다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한다.
수사팀은 1차적으로 비자금으로 의심받아온 다스의 120억원 성격을 규명하는 한편, 정호영 전 특별검사의 특수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조사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스 횡령 의혹 관련 고발 사건 수사팀'이 공식 가동한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팀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사진=뉴시스> |
참여연대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 7일 신원을 모르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12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관련 의혹을 수사했던 정호영 전 특검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의 고발내용 핵심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관리했고, 정 전 특검이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다스 비자금의 실체를 확인하고도 이를 덮었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일단 이 ‘120억원의 실체’를 규명할 전망이다. 다스의 비자금이 누구의 지시와 관리로 17명 명의의 40여개 계좌에 분산 관리돼 왔는지를 규명해 자금이 회사 비자금인지, 아니면 직원 개인이 횡령한 돈인지를 파악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정 전 특검의 혐의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 전 특검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질적 소유자라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정 전 특검의 다스 비자금 관련 최종 수사 결과에 관한 공소시효가 내년 2월21일로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신속 수사에 집중할 전망이다.
참여연대, 민변 관계자들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다스 대표이사, 실소유주 횡령·조세포탈, 정호영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등 혐의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
다스 실소유주에 관한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맡았다.
검찰은 다스의 투자금 반환 소송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에 대한 의혹에 관해 수사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다스가 BBK에 투자한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했는데, 당시 김재수 LA 총영사와 청와대 직원이 소송에 개입했다는 것이 요지다.
다만 사건의 성격이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두 수사팀 모두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서 짚어 볼 가능성이 있다. 동부지검 수사팀이 하고 있는 수사의 경우 120억원이 회사 비자금으로 규명되면 이를 지시한 회사의 운영권자가 누군지 조사할 수밖에 없고, 중앙지검도 이 전 대통령이 다스에 특혜를 주도록 했다면 동기도 함께 조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가 불법 이득을 취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주진우 시사인 기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다스가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청와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등이 담긴 서류와 다스 핵심관계자의 하드디스크 등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고발인인 참여연대 측과 조율을 거쳐 28일 오전에 고발인 조사를 하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