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글로벌 조선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의 어려움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 실적이 통상 1~2년 후 매출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할때 내년이 마지막 '보릿고개'가 될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조선사들은 내년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대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데 이어 현대중공업도 최근 1조2875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등 조선업계는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내년 조선 3사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23% 감소한 34조6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까지 보릿고개만 어떻게든 버텨낸다면 내후년 정도부터는 새롭게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각 사별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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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내년 실적 악화를 예상, 차입금 상환 압력에 대비하기 위해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내년 영업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차입금 상환을 대비할 수는 있지만, 고정비 부담으로 내년에는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내년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하거나 적자가 발생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삼성중공업은 사전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4900억원에 이어 내년에도 2400억원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고정비 절감을 위해 지난해 자구안으로 내놓은 인력 구조조정안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총 5000여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나 현재까지 2700여명만 회사를 떠난 상황이다. 나머지 2300여명에 대해서는 내년에 재추진해야 한다.
경쟁사들과 달리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가까스로 흑자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예상 영업이익은 2813억원으로 올해보다 76%나 감소한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 수주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올해 목표는 45억7000만달러이나 현재까지 29억4000만달러 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내년에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실적 감소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올해와 내년 실적 부진을 예고한 만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우리도 긍정적인 예측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지켜봐야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선업계는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내년까지만 버티면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친환경 선박 및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신규 발주가 조금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8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내년은 조선업 턴어라운드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가 양호하게 성장하면서 해상 물동량이 증가,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또한 노후 선박 교체가 시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강화된 환경규제로 탈황선비를 갖춘 신규 선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