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대학생인 김모(23)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벌고 있다. 그는 야간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 위해 수십번의 면접을 봐야 했다. 주유소, 호프집, 편의점 등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았지만 주인들은 있는 아르바이트 생도 줄이고 있다며 자리가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일자리를 구하는데 2주가 걸렸다. 결국 주휴수당이 포함된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기로 하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며 “내년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해 좋아했더니 정작 일할 곳이 없어 허탈하다”고 했다.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이다. 올해보다 16.4% 인상돼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아르바이트생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어 마냥 반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핌 DB] |
최근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는 ‘꾸준하게 오래 일하는 장기알바’(53.5%)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무인시스템’ 도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몬이 지난 22일 자영업자 3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아르바이트 채용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79.3%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내년 아르바이트 채용을 줄일 것이라 대답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15.5%,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대답은 5.3%에 불과했다.
인건비 상승에 따라 주유소, 음식점 등은 ‘무인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무인결제기를 도입하고 아르바이트생을 줄였다”며 “2020년 최저임금 1만원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여 인건비 줄이기가 최대 과제”라고 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울상이다. 주말동안 하루 8시간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박모(22)씨는 다음달부터 근무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박 씨는 “최저임금이 올라 수입이 늘 줄 알고 좋아했는데 근무 시간이 줄어 오히려 더 적은 돈을 받게 됐다”며 “줄어든 시간 만큼 사장 부부가 나와서 일한다고 한다. 아르바이트생도 사장도 힘들어지는거 같다”고 했다.
다음달부터 아르바이트를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은 최모(26)씨도 “얼마 전 사장님과 아르바이트생이 모여 송년회 자리를 가졌을 때 사장님이 고민이 많아 보였다. 결국 아르바이트생 2명이 나오게 됐다”며 “누굴 위한 정책인지 이젠 의문이 드는 지경”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