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양대 포털인 네이버(대표 한성숙)과 카카오(대표 임지훈)의 내년 화두는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신기술 육성이다. 올해 대대적인 외부 투자와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내년 도약을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는 미공개 금액을 제외하고도 8000억원 이상을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투자했다.
지난 6월 AI 등 신기술과 금융 콘텐츠 결합을 위해 미래에셋대우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서로 매입하는 방식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같은달 미국 제록스로부터 제록스리서치유럽센터를 업계 추산 10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선 3월에는 플랫폼 확대를 목표로 YG엔터테인먼트 500억원, YG인베스트먼트 펀드 500억원 등 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10월에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신주인주 방식으로 350억원을 투자, O2O 사업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네이버의 이런 공격적 투자의 중심에는 AI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
기술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대표 송창현)를 중심으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 9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한성숙 대표가 직접 “5년간 5000억원을 이상을 AI 등 첨단기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AI 스피커 ‘프렌즈’를 비롯해 AI 플랫폼 ‘클로바’, 검색, 쇼핑, 메신저(라인), 콘텐츠(웹툰, V앱 등) 등 모든 산업 영역에 AI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네이버는 델파이 오토모티브 등 글로벌 전장부품 업체들과 함께 이스라엘 기업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6500만달러을 투자하며 자율주행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 3년간 누적매출 10조350억원에 30%가 넘는 2조286억원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은 네이버는 올해도 3분기 누적 8456억원을 투자했다. 한 대표 취임 이후 ‘기술 플랫폼’을 강조하며 기술 고도화에 주력중인 네이버는 내년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외부투자 유치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카카오페이(대표 류영준)가 알리페이 모회사인 앤드파낸셜로부터 2억달러를 투자받은 데 이어 6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대표 정주환)가 글로벌 투자그룹 TPG 컨소시업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는 각각 2월과 8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하며 핀테크와 모빌리티 사업 고도화를 통한 수익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
카카오의 ‘실탄’ 확보는 내년에도 이어진다. 2월 2일자로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자사 주식 754만6520주를 신규 상장해 최대 10억 달러의 해외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 AI 등 미래 산업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카카오 역시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이미 자동차, 아파트, 오프라인 매장, 가전, 홈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 자사의 AI 플랫폼인 ‘카카오 I(아이)’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누구나 AI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 뉴스를 비롯한 콘텐츠와 커머스 서비스에도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기존 서비스 고도화, 신규 서비스 개발, 파트너 협업 등을 통해 비즈니스 혁신에 주력할 계획이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직접 대표를 맡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이 AI 기술 고도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대적인 투자를 한 AI 비즈니스의 성과 가시화로 네이버의 내년 기업 가치는 상승이 예상된다”며 “카카오 역시 구체적인 인수 및 투자 대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네이버의 경우를 감안하면 10억 달러 투자유치로 AI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광폭 투자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