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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인사이트] 혁신 아이콘 삼성SDI, 1등 DNA 깨운다

기사등록 : 2017-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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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신임 CEO 품질·현장경영 올인...반도체 신화 재현
브라운관 제조회사서 전기차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변신
매출액 10% 이상 연구개발비로 사용해 미래 먹거리 준비

[ 뉴스핌=황세준 기자 ]  삼성SDI가 전영현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과거부터 축적한 혁신 DNA를 다시 깨우고 있다.

전영현 사장 <사진=삼성SDI>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내년 매출액이 전년비 22% 증가한 7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80% 늘어난 3735억원으로 실적 상승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삼성그룹 내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계열사다. 1970년대 브라운관 제조회사에서 시작해 플라스마디스플레이(PDP)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2차전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디스플레이 & 에너지 전문기업’,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했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리더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1회 충전 시 600km까지 주행 가능한 고밀도 전기차 배터리셀을 선보였다.

이는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의 1회 연료 주입 시 주행거리(600~700km)와 맞먹는 성능이다. 주행거리가 길다는 평가를 받는 GM 볼트EV(380km)보다 2배 더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20분간 머무르면서 급속충전하면 80%를 채울 수 있어 전기차의 주행거리 한계와 운전자의 불안감을 동시에 해소한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1년이다.

이미 거리에는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2009년부터 삼성SDI와 파트너십을 맺어온 BMW그룹은 2013년, 2014년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i3(EV), i8(PHEV)을 잇달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삼성SDI의 94Ah 배터리를 장착한 신형 i3를 선보였다.

삼성SDI는 이 외에도 아우디, 크라이슬러, 벤틀리, 포르쉐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메이커들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메이저 자동차회사인 포드와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콘셉트'의 공동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착공해 한국(울산), 중국(시안), 유럽의 글로벌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헝가리 공장은 2018년 하반기 본격 가동 목표로 약 4000억원을 투자해 순수 전기차(EV) 기준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을 건설한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생산기지가 헝가리 인근에 몰려 있다는 점을 고려한 투자다.

헝가리 괴드시에서 거행된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공장 준공식에서 전영현 삼성SDI 사장(좌)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중간)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시장은 2016년 280만대에서 2025년 2300만대로 연평균 26%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2015년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연구개발비로 5525억2900만원을 집행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10.62%다. 지난 3월 신임 CEO로 부임한 전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가 이룬 1등 신화를 삼성SDI에서 재현하겠다"며 품질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정통 엔지니어인 그는 취임과 동시에 최우선 경영과제로 '품질 혁신'을 주문했다. 주말도 없이 생산 현장을 동분서주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업부 중 혼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리는 얘기가 나왔다.
그는 조직의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임직원들은 "정신 차리고 제대로 하자"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보고 방식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기흥 본사에서 업무보고가 이뤄졌지만 이제는 현장 보고가 일상이 됐다. 회사 안팎에서는 전 사장의 1등 DNA가 삼성SDI에 또 한 번의 혁신 바람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용량을 대폭 늘린 ESS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삼성SDI>

전기차 외에 가능성이 보이는 시장은 리튬이온 배터리 방식의 무정전전원장치(UPS)다. 삼성SDI는
지난 2012년 신한은행 데이터센터 공급을 시작으로 이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전력 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반도체 플랜트, 종합병원 등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그 결과 리튬이온 UPS 누적 수주량은 약 100MWh에 이른다. 그중 절반 가까이는 지난해 수주했다.

회사측은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선택한 전기차 배터리와 동일한 배터리 기술을 UPS용 배터리에 적용, 안정성을 강화해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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