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인상에 대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 총재는 31일 신년사를 통해 “2018년에도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되겠으나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중기적 시계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가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완화기조의 장기화가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고, 이러한 불균형이 성장과 물가에 영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경제의 회복세 지속,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내년에도 우리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할것이라고 이 총재는 전망했다. 다만 주요국의 금리인상, 보호무역주의 강화, 북한 리스크 등이 대외 변수로 작용할 수 있고 우리나라 구조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소득불균형 심화, 가계부채 등 구조적 문제가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이 총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개혁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이 체질을 개선시킬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세가 회복되고 재정이 확장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이 개혁 추진의 골든타임”이라며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기회복 모멘텀을 이어 나가면서도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금융안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부의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 노력에 힘입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부채의 총량수준이 높고,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에 비해 빨라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총재는 금융불균형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부채증가율을 소득증가율 이내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3월 말 임기를 앞둔 이 총재는 직원들에게 ‘퍼스트 펭귄’이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정책여건이나 업무환경이 끊임 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맡은 바 책무를 다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중앙은행에 요구되는 역할을 무엇인지, 어떤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부단히 자문하며 진취적인 자세로 용기 있게 한발 앞서 도전하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