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17년 기록적인 랠리를 연출한 뉴욕증시가 한 해 마지막 거래일 내림세로 마감했다.
애플과 아마존 등 IT 주요 종목들이 내림세를 나타냈고, 법인세 인하 기대에 강세를 보였던 골드만 삭스도 후퇴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하지만 S&P500 지수가 연초 이후 20% 가량 오르며 2013년 이후 최대 랠리를 기록하는 등 올해 뉴욕증시의 열기가 후끈했다.
2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8.29포인트(0.48%) 떨어진 2만4719.22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3.93포인트(0.52%) 내린 2673.61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6.77포인트(0.67%) 떨어진 6903.39에 거래됐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마지막 거래일 최고치 경신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 다우존스 지수는 25.2% 급등했고, S&P500 지수가 19.5%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도 한해 동안 28.2% 랠리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연간 기준으로 2013년 이후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연간 기준 6년 연속 상승해 1980년 이후 최장기 오름세를 기록했고,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도 각각 9분기 연속 상승해 각각 1997년과 2013년 이후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
IT 간판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은 아이폰 구형 모델의 고의적인 속도 저하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이례적인 공식 사과를 발표했지만 투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애플 주가는 0.7% 가량 내림세를 나타냈다.
아마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날을 세운 데 따라 하락 압박을 받았다. 그는 페덱스를 포함한 미국 택배 업체들이 아마존의 배송 물품에 적정 요금을 적용하지 않고 있고, 이 때문에 아마존의 이익을 늘려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배송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면서 아마존 주가는 1.4% 가량 밀렸다.
금융주도 한 해 마지막 거래일 약세를 나타냈다. 골드만 삭스가 세제개혁안의 이익금 송환 조항으로 인해 3분기 이익이 50억달러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한 데 따라 장중 1% 가량 내린 뒤 낙폭을 0.3% 선으로 좁히며 거래를 마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0.5% 떨어졌고, 씨티그룹과 웰스 파고가 0.4% 내외로 하락하는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후퇴했다.
연중 최고치 랠리를 주도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지만 투자자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자산 규모 55억달러의 퍼스널 캐피탈의 크레이그 버크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부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초 이후 일관된 상승 흐름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세제개혁안을 소화하는 과정이고,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경우 주가에 충격을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당수의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내년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 오르며 배럴당 60.42달러에 거래, 강한 저항선으로 지목됐던 60달러의 벽을 넘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