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전세계가 지정학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로 인해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지구촌 경제를 강타했던 것과 같은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라시아 그룹은 10년 전 금융위기에 필적할 만한 지정학적 측면의 위기가 닥친다면 바로 2018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소위 ‘경찰 국가’를 자처했던 미국의 영향력이 위축되는 가운데 이 공백을 채우려는 중국의 움직임에서 짐작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양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긴장감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워싱턴 소재 정치 부문 싱크탱크인 유라시아 그룹은 강조했다.
이안 브레머 대표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주요국 정부의 개입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시장이 더욱 극심하게 분열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한 가지는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빈 자리를 채우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고, 미국보다 중국과 손잡으려는 국가가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밖에도 오판과 실수가 심각한 국제적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유라시아 그룹은 강조했다.
사이버테러와 북핵 위협, 중동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세계가 당장 3차 세계대전을 맞을 위기는 아니지만 국제적인 안보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지구촌의 안전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경제적 리스크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유라시아 그룹은 주장했다.
특히 핵 협정이 올해 준수되지 않을 경우 중동 지역이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다. 트럼프 행정부는 옳은지 그른지 여부를 떠나 이란을 악의 뿌리로 간주하는 상황이라고 유라시아 그룹은 밝혔다.
이와 함께 보호주의 정책도 지난해 유럽 대륙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포퓰리즘과 국가 자본주의, 더 나아가 지정학적 위기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각국 정부가 지적재산권과 관련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 경제와 첨단 산업의 개입을 확대하고 있고, 이는 결국 무역 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유라시아 그룹은 지적했다.
이 밖에 급속한 IT 기술 발전이 신 냉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첨단 기술이 경제적, 정치적 질서를 재편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이 매우 혼탁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라시아 그룹은 자동차와 주택, 공장 그리고 공공 인프라가 셀 수 없는 데이터를 양산해 내고, 연결성이 증강현실로 응집되면서 인류는 문명의 이기에서 한 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