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남북이 9일 고위급 당국회담을 진행 중인 가운데 북측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 선수단과 고위급 대표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며 이른바 '통 큰 제안'을 했다.
9일 오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관계개선을 중심으로한 남북고위급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북한 평창 대규모 파견'…회담 '본격 게임' 돌입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남북 수석대표 접촉을 마치고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제안 소식을 전하며 "북측은 이번 회담을 결실 있는 대화로 만들어 획기적인 계기로 이뤄 나가고자 하는 입장과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천 차관은 "또한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남북에 제기된 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 발표로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일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모습이다.
다만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문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 등 상대적으로 굵직한 현안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후에 재개될 '2라운드 협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수석대표로 한 북한 대표단이 9일 오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관계개선을 중심으로한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해서 걸어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북한 '통 큰 제안'…의도는?
이번 회담은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초 우려됐던 양측의 기싸움은 없었다.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위원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회담을 비공개가 아닌 공개로 진행하자고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전향적인 모습은 한국 입장에서는 익숙치 않다. 실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대남비방·위협을 일삼아 왔다. 이 때문에 북한의 제안에 담긴 저의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9일 뉴스핌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에 경제 분야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압박의 강도를 낮추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제재의 돌파구를 남쪽으로 본 것 같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하는 것보다 남쪽을 상대하는 게 선전효과가 클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또 "북한은 일단 3월까지 시간을 벌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보여준 모습을 나쁘게 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한국 정부가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유화적 조치들에 대해 좋다고 박수만 치다가는 그들의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이 한국 정부의 딜레마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