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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알바 시간 줄이고 대신 근무"… 소비자 "부담 전가"

기사등록 : 2018-01-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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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7530원… 16.4% 인상, 두 자릿수 11년 만
비용 부담에 아르바이트생 대신 근무하는 사장님 늘어
소비자 "인건비 부담→가격 인상 수순.. 결국 내 부담"

[뉴스핌=박미리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씨(59)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아르바이트생에게 고용보험 가입을 권유했지만 거절당했다. 김씨는 "직원이 신용불량자라 싫다고 하더라"며 "추가근무, 야근 수당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아르바이트생 1명을 관두게 하고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갔다"고 토로했다.

# 서울 강동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장모씨(26)씨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부담이 고민스럽다. 장씨는 "언제가 가게가 안정화되기는 하겠지만 그때까지 버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당장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수도 없어 그들의 근무시간을 줄이고 내가 근무하는 시간을 늘려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명동거리에 한 음식점(참고사진) / 이형석 기자 leehs@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나 뛰면서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창업기업의 연평균 투입자금 2억2865만원 중 인건비는 27.1%를 차지했다. 재료비(비중 26.7%), 임차료(18.5%)보다 인건비 부담이 크다.

특히 지금은 경기 침체로 되레 수익이 줄어들고 있어 인건비 증가분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매출은 2016년 1억4300만원으로 전년보다 0.8%(100만원) 줄었다. 자영업자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고용을 줄이거나,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상황을 타파하려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알바천국이 전국 회원 145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 발표 후 고용주로부터 아르바이트 근무시간 단축 통보를 받았다가 16.9%,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9%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은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고, 결국 소비자에게로 비용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미 지난달 롯데리아, 신선설농탕, 놀부부대찌개 등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가격 인상은 현실화됐다.

서울 용산구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모씨(30)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들이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 보전에 나설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는 것 아니겠느냐.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항공사에 근무하는 손모씨(28)는 "임대료, 식재료비가 떨어지지 않는 한 인건비가 올랐으면 업주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은 어느정도 맞다고 본다"면서도 "물론 소비자로서 당장 지출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은 크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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