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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겨레 기자] 보험사가 실손의료 보험료를 내리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문재인 케어'로 실손보험료 동결을 압박하자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보험료 인하에 나섰다.
시동을 건 업체는 ABL생명이다. 올 상반기 보험사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하락 분석 결과가 나오면 실손보험료 인하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올해 실손보험료를 지난해보다 10~15%(기본형, 40세 남성 신규 가입 기준) 인하했다.
KB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흥국생명 등은 실손보험료를 동결했다.
이들 보험사도 올 상반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보장성 보험 강화 정책 효과 분석을 내놓으면 보험료 인하를 검토할 예정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매년 5~30% 인상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손해보험사의 연간 실손보험료 평균 인상률은 2016년 19.3%, 지난해 20.9%였다. 손해율이 100%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손보험료를 내린 것은 정부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범위를 넓히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면서 사보험인 실손보험료 인하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미용·성형 시술을 제외한 모든 3800여 개 비급여 항목을 국민건강보험으로 편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비급여 항목 의료비를 보장해온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가 줄어든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3500만명에 달해 '제 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린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35%였던 실손보험료 연간 조정폭을 ±25%로 축소했다. 이어 금융감독원도 보험개발원이 신고한 올해 참조순보험료율(10%)에 대해 보류 입장을 내놓자 보험사들은 사실상 가격을 동결하거나 내리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실손보험료를 동결한 보험사가 대부분이지만 반사이익 분석 결과가 나오면 보험료 인하를 검토할 것"이라며 "손해율이 더 높아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