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은행(BOJ)에 이어 중국발 ‘서프라이즈’가 금융시장을 술렁이게 했다.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축소 혹은 중단하는 움직임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채권시장이 바짝 긴장하는 표정을 지었고, 지난해부터 버블 붕괴를 경고했던 비관론자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사진=AP/뉴시스> |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매입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함께 전세계 1~2위 미국 채권국에 해당하는 중국이 국채 매입에 브레이크를 거는 움직임은 금융시장에 한파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책자들은 미국 국채의 투자 매력이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 밖에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사이에 무역 갈등도 국채 매입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가파른 금리 상승 가능성에 커다란 경계감을 드러냈다.
전날 BOJ의 예기치 않은 채권 매입 축소 발표에 급등, 10개월만에 2.5%를 뚫고 오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름세를 지속하며 장중 한 때 2.6%에 바짝 근접했다.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 출발한 뒤 장중 상승 반전을 시도했으나 탄력이 부족했다. 장 후반 S&P500 지수가 0.2% 내렸고, 나스닥 지수도 0.3% 떨어졌다. 다우존스 지수도 0.1% 가량 완만하게 하락했다.
자산시장 전반의 강세 흐름에 설 자리를 잃었던 비관론자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채권뿐 아니라 뉴욕증시도 일격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다.
빌 그로스 야누스 헨더스 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위터를 통해 마침내 채권 베어마켓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제프리스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중단한다면 채권시장이 크게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뜩이나 미국 재무부의 올해 자금 조달 수요가 높은 만큼 금리 상승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켓필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쇼울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함께 중국이 미국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위축시키는 데 한 몫 할 것”이라며 “이미 하락 압박에 놓인 채권시장에 악재가 겹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구루들은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경고음을 냈다. 지난해 채권 버블을 경고했던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탈 대표는 연례 웹캐스트 발언을 통해 뉴욕증시가 올해 손실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S&P500 지수가 탄탄한 상승 흐름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 기준으로 하락을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에 근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높아지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을 재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건드라크 대표는 또 투자자들에게 해외 주식시장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골드만 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금리 상승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연준이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리스크 요인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