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부터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금리가 상승 기류를 타고 있지만 채권시장이 활황을 연출해 주목된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특히 금리 상승에 가장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일드 본드에 뭉칫돈이 유입됐다.
빌 그로스 야누스 헨더슨 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포함한 구루들의 경고에도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회계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미국 투기 등급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신규 조달한 자금이 45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연초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 10개월만에 2.5%를 뚫고 올랐고 2년물 수익률이 10년만에 2% 선을 밟았지만 정크본드 투자자들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9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뜻을 밝히면서 독일을 필두로 유럽 주요국 금리가 상승 중이고,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긴축이 세 차례 이상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하이일드 본드 채권시장의 자금 유입을 꺾어 놓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미국 하이일드 본드를 집중 매입하는 펀드로 23억달러의 자금이 밀려 들었다. 관련 펀드로 2주 연속 자금 순유입이 이뤄진 것은 3개월만에 처음이다.
투자자들의 ‘사자’가 몰리면서 정크본드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2007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 국채 대비 정크본드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333bp로 떨어졌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최저치다.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행보가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크본드의 발행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로부터 CCC 등급을 평가 받은 패스트푸드 업체 아비스가 다음주 4억85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등 관련 업체들의 자금 조달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
시장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은 불편한 표정이다. 다이아몬드 힐의 존 맥클레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스프레드를 포함한 채권시장 상황은 전형적인 비이성적 과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오 글로벌 신용 헤드는 “투자자들이 모임을 가질 때 매도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루는 반면 매수 리스트는 지극히 짧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