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이번주 뉴욕 증시는 지난주에 이어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와 기업들이 공개할 세제 개혁안 영향에 관심을 집중한다.
뉴욕 증시 3대 지수 1년 추이 <자료=배런스> |
지난주 뉴욕 증시 3대 지수들은 사상 최고치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2% 뛴 2만5803.19포인트, S&P500지수는 1.6% 오른 2786.24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7261.06포인트로 한 주간 1.7% 상승했다.
연초 이후 S&P500지수는 4% 이상 급등했다. 경제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내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안이 기업 순이익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상승세는 과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최근 주간 상승률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S&P500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3배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월가 연말 예상치 컨센서스 2893포인트를 큰 폭 앞지르게 되는 셈이다.
◆ 상승 모멘텀 지속, 실적에 의존
증시가 최근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는 기업 실적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실적과 함께 공개되는 기업들의 세제 개혁안 영향에 대한 세부 평가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그동안 감세 조치는 증시에 호재로 인식돼 왔지만, 개별 기업이 입는 영향은 불확실성에 둘러 쌓여있었다.
RBC의 로리 칼바시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핵심은 세제 개혁에 대한 (기업의) 가이던스를 얻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개혁안이 긍정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만, 얼마나 긍정적인 지에 대해선 알지 못했었다"고 말했다고 미국 경제 매체 CNBC뉴스는 보도했다.
이어 그는 "200여개의 주요 기업들의 코멘트를 분석한 결과 경영진으로부터 명확함을 얻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세제 개혁안이 순익에 미치는 영향이 주가에 완전히 반영돼 있지 않은 만큼 주가는 하락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이번주 실적 발표에 나선다. IBM도 실적을 발표한다. 대다수 기술 기업의 실적 발표는 이달 말에 예정돼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작년 4분기 S&P500지수 기업의 순익은 1년 전보다 12.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업종의 실적 개선폭은 약 140%, 원자재(materials)와 금융은 각각 25%, 13%가 예상됐다.
<자료=톰슨로이터> |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어닝 시즌에 경고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비스포크의 폴 힉키 공동 창업자는 "기업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 대비 상향 조정 비율이 지난 10년의 기간 중 그 어느 떄보다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전략가들이 어닝 시즌을 앞두고 실적 예상치를 줄여 실제 기업이 실적 발표에 나설 때는 낮아진 기준을 넘으면 주가가 오르곤 했지만 이제는 분석가들이 실적 예상치를 상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작년 미국 증시를 주도했던 기술 기업이 이번 감세안으로 입는 혜택은 여러 업종 중 가장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이번 실적 시즌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약 24개의 기업이 실적 발표에 나선 가운데 약 4분의 3은 전망치를 웃도는 결과를 내놨다.
나아가 기업의 실적 전망 상향으로 밸류에이션(이익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우려도 한층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칼바시나 책임자에 따르면 기업들이 세율 변화의 영향을 공개한 뒤 순익 전망치가 10% 오른다면, S&P500지수의 주가수익배율은(PER)은 약 19.4배에서 17.6배로 떨어진다.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3000로 제시한 칼바시나 책임자는 낮아진 "세율이 시가총액을 끌어올리고, 밸류에이션을 저렴하게 만들진 않겠지만, 시장에 숨 쉴 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BTIG의 줄리앙 엠마누엘 수석 주식·파생 전략가는미국 경제가 2.5~3%의 속도로 성장하고, 금리가 급하게 상승하지 않으며, 현재의 낮은 변동성이 유지된다면 연말 S&P500지수가 34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