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한기진 기자 ] 오는 3월 TV와 온라인 홈쇼핑업체들의 국산 자동차 판매를 앞두고 반대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자동차판매 노동자단체가 TV홈쇼핑 판매를 저지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판매위원회는 지난 11일 1차 회의를 열고 관계 당국에 ‘자동차 TV홈쇼핑 및 온라인 판매 저지’ 공문을 발송키로 했다. 청와대는 물론 국무총리실, 금융위원회 등이 관계부처를 대상으로, “대형 TV홈쇼핑 사업자가 직접 판매하는 방식은 타상품과 국산차를 연계, 결합, 끼워 팔기 등으로 자동차 판매 시장을 뒤엎을 파괴력을 지니고, 직영 영업인의 수익과 일자리 감소문제가 발생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판매위원회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산하 지역위원회로 현대차 영업직원 70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자신들의 요구사안을 임금단체협상안에 반영할 권한을 가진 노조 4대 의결기구인 상무집행위원회 소속이다.
이번 공문은 사실상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경고장과 다름없다는 업계 중론이다. 판매위원회가 2월부터 청와대를 상대로 집회에 들어가고 노동계 전체 문제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에게 ‘TV홈쇼핑 판매저지를 위한 대정부 투쟁 간담회 진행상황’을 보고하며, 반대 투쟁에 나서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자동차 영업직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한국지엠, 르노삼성차와 독립 딜러사까지 포함해 전국적으로 4만명이 넘는다.
내부적으로는 여론몰이에 나섰다. 전국 각지의 판매위원회에 ‘TV홈쇼핑 국산차 판매를 저지하자’는 내용의 포스터를 배포했다. 현대차 임단협과는 별도로 판매노조 차원에서의 투쟁이다.
또한 국산차 TV 홈쇼핑 판매를 ‘적페’라고도 규정했다. 박근혜 정부시절인 지난 2016년 11월 경기대응을 위한 규제개혁 차원의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TV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자동차는 수입자동차나 리스와 렌트 등 렌터카와 캐피탈사의 금융상품이 전부로, 오는 3월 23일부터 국산차 판매가 개시된다.
TV홈쇼핑에서 국산자동차를 판매하면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차, 한국지엠 등도 물량을 공급할 것이 확실시 된다. 현대차는 영국과 캐나다에서 온라인 구매 사이트인 디지털 유통 형태인 ‘클릭투바이(click to buy)’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론칭했다. 사이트에서 새 차를 고른 다음 보증금 및 구매 비용을 결제하고 차를 언제 어디서 받을지 정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고객이 직접 온라인 쇼룸에서 차량 견적을 내고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로 청약금을 결제하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스템인 'e-쇼룸'을 도입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온라인 구매를 위한 무서류 절차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차량을 배송받아 시승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승 시스템 등 소매판매의 급진전인 전략을 펼친다"면서 TV홈쇼핑 및 온라인 판매의 시대적인 흐름을 한국만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